경제 · 금융

[500대기업 내수.수출전망] 내수 기지개속 수출부진 비상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기준 전국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의 내수판매 및 수출전망」의 결론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부양책이 실효를 보이면서 기업들도 건국이래 최악이라는 지난해의 내수부진에서 벗어나 이제 기지개를 켤 태세다.그러나 수출은 내리막길이다. 지난해에 전년대비 41%나 증가했던 수출이 올들어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다간 25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목표가 물건너가는게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졌으면서도 이처럼 수출을 방치하다간 제2의 외환위기를 자초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수출이 너무 위축되고 있다=지난해 500대기업의 수출은 원화환율의 상승 등 호조건에 힘입어 41.2%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환율 하락에다 선진국들의 수입둔화로 3.4% 감소가 예상된다. 경공업부문에선 1.6% 감소에 그칠 전망이지만 중화학공업부문에선 5.3%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조립금속이 14.1%, 정유와 1차금속이 9.3%의 감소율을 기록할 전망. 자동차와 전기전자의 수출이 각각 5.1%, 4.5% 증가하는게 그나마 위안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수출감소를 예상하는 이유는 수출단가 하락(34.4%), 주력 수출시장의 수입수요 위축(30.7%), 내수우선의 매출전략(11.2%) 등. 수출호전을 예상한 부문에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나 새로운 수출품목의 출시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채산성도 극도로 나빠질 전망이다. 응답기업의 34.3%가 호전을 예상한 반면 42.4%가 악화를 예상했다. 수출을 통한 경제위기극복을 기치로 내건 재계로선 당혹스런 결과다. ◇내수는 살아나고 있다=지난해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내수에 불을 지핀 정부정책이 기업들의 체감경기에서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기업의 내수판매는 자동차 16.7%, 1차금속 14.9%, 종이제품 14.2% 등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화학공업이 내수호조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경공업의 경우 신발과 나무제품, 고무제품 등을 비롯, 대부분 품목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내수판매의 호조는 우선 소비심리회복에 따른 것. 응답기업의 40.3%가 이에 동의했다. 시장환경변화에 따른 신규수요가 20.8%, 기업의 마케팅변화가 17.5%로 나타났다. 반면 내수부진을 예상한 기업은 경기부진지속과 연관산업의 수요둔화, 원자재가격상승을 원인으로 꼽았다. 내수채산성은 판매규모 증가를 반영, 호조를 예상하는 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59.1%가 호전을, 27.4%가 악화를 예상했다. 변함없을 것으로 본 기업은 13.5%였다. ◇매출규모는 증가세가 뚜렷하다=500대 기업의 매출은 수출감소에도 불구, 내수판매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전년대비 4.5% 늘어나 98조2,786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내수판매는 98년대비 8.7% 늘어난 66조5,337억원, 수출은 3.4% 감소한 31조7,450억원에 그칠 전망. 그러나 이를 97년과 대비해보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98년의 경제성적이 비정상적이었음을 감안하면 97년과의 비교가 오히려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내수는 97년의 66조8,779억원보다 3,000억원이상 감소할 전망이고 수출은 97년의 23조2,711억원보다 8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에 아무리 불을 지폈다지만 97년수준에도 못미친다는 결론이다. ◇아직도 업종별, 규모별로 체감경기에 차이가 크다=자동차의 경기회복이 두드러진다. 자동차매출은 올해 9.6% 증가할 전망. 반면 조립금속과 기계는 7.2% 감소로 가장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평균매출액 증가율 4.5%와 비교하면 경기동향을 짐작할 수 있다. 매출액에 따라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에도 차이가 컸다. 매출액 1,000억~5,000억원인 기업은 6.6%, 1,000억원 미만기업은 14.9% 매출증가를 예상했다. 지난해 매출이 10%이상 감소한 데 따른 반작용으로 분석된다. 반면 총매출액중 수출의 비중이 높은 매출 5,000억~1조원규모의 기업과 1조원이상인 기업의 경우 매출이 각각 3.2%, 2.8%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수출부진의 영향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얘기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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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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