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주식회사 장성군'과 혁신

‘혁신’은 우리 주변 가까이에 스며들어 있다. 기업과 정부는 물론 개인에 이르기까지 화두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제도나 방법, 조직이나 풍습 따위를 고치거나 새롭게 한다’는 혁신의 사전적 의미에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혁신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외형보다는 꾸준한 교육을 통해 체질화해야 한다. 최근 ‘주식회사 장성군’이란 책을 읽었다. 10년 전만 해도 인구 5만명에 재정자립도 16%에 불과했던 전남 장성군을 소재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장성군은 10년 사이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재정자립도가 100%로 급신장했다. 최첨단 나노산업과 중소기업의 메카로 부상한 장성군은 더 이상 초라한 시골마을이 아니다. 이 같은 괄목할 만한 변화는 체질과 사고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혁신의 결과물이었다. 변화의 중심부에는 ‘사람’이 있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교육의 결과였다. 장성군수는 철밥통이라는 완장을 두른 공무원들을 변화시키는 데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장성아카데미를 개설했다. 10여년 동안 꾸준히 공무원과 주민들을 교육한 결과 눈에 보일 정도로 체질 변화를 가져왔다. 그 여세를 몰아 장성군의 발전을 이끌었다. 조달청 국책사업팀은 대형 국책사업의 사업비를 검토, 국가 예산의 낭비적 요소를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즉 사업기간 2년 이상, 500억원 이상 토목사업과 200억원 이상의 건축사업 등을 대상으로 발주 전의 총사업비와 공사 중 물가 변동을 검토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04년도에는 1조4,000억원, 2005년도에는 약 1조원의 정부 예산을 각각 절감시켰다. 올해는 예산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무원 개개인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관련 경제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탈바꿈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성군의 예에서 봤듯 꾸준한 교육이다. 시장경제의 흐름과 경제논리를 배우고 원가 계산에 필요한 지식을 높여 정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혁신은 이제 더 이상 막연하고 화려한 수사로 머물러서는 안된다. 업무 추진 과정에서부터 꾸준한 교육을 통해 목표에 접근해간다면 우리 가까운 곳에서도 혁신의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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