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오후9시부터 12일 새벽까지 7~8시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시간에 역사적인 '서울선언'의 최종안이 나온다. 12일 새벽 회의실을 나오는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이창용 G20기획조정단장의 얼굴빛에 따라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패가 결정된다. G20 서울 정상회의의 코뮈니케, 이른바 '서울선언'에 대한 조율이 시작됐다. 이 단장은 5일 청와대에서 가진 G20 브리핑에서 "의장국으로서 코뮈니케 초안을 만들어 중요 부분은 오늘부터 (G20 국가들에) 보내기 시작했다"며 "보안상 부문별로 나눠 비밀번호를 붙여 보냈고 민감한 부문은 6일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뮈니케 초안은 7일까지 회원국들의 코멘트를 받아 경제 부문은 8일 서울에서 시작되는 G20 재무차관회의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고 무역ㆍ에너지ㆍ개발ㆍ반부패 등은 9일부터 열리는 셰르파(교섭대표) 회의에서 논의된다. 피를 말리는 코뮈니케 조율은 10일 오후2시에 막을 올린다. 재무차관과 셰르파들이 동시에 만나 드래프트 세션(문구조정)을 시작해 다음날 오후2시까지 24시간 동안 쉼없는 치열한 접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 단장은 "정상들이 11일 오후에 도착하는 만큼 그날 오후2시까지 모든 코뮈니케 조율을 마칠 예정"이라며 "합의되지 않은 부문은 빈 공간으로 남겨 정상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선언' 조율의 하이라이트는 11일 오후 9시. 정상들의 리셉션이 끝나고 업무만찬에서 논의된 내용을 별도의 방에서 들은 재무차관과 셰르파들이 오후 9시부터 최종 드레프트 세션을 연다. 합의가 되지 않아 빈 공간으로 남겨뒀던 커뮤니케를 채우는 한편 G20 회원국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문구로 커뮤니케를 1차 완성한다. 이 단장은 "최종 드래프트 세션에서도 합의되지 않는 부문은 정상회의로 다시 넘어가게 된다"며 "지금 초안과는 100%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코뮈니케 초안에 담기는 의제는 크게 글로벌 경제와 프레임 워크(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한 틀은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정해졌다. 또 방법론에서는 내수진작ㆍ환율 등 각국의 사정에 맞게 선택 하도록 했다. 이 단장은 "환율문제는 글로벌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을 경주회의에서 합의했고 남은 것은 수치냐, 타깃이냐, 가이드라인이냐인데 이를 논의한 결과 가이드라인으로 결정했다"며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이전 등 개혁에 대한 구체안도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단장은 "IMF는 G20 회원국이 아닌 나라도 있는 만큼 각 나라별 구체안이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유럽이 보유한 IMF 이사직의 이전 등이 빨리 진행된다면 서울회의에서 좀 더 구체적인 개혁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의제에 따른 구체방안도 12일 발표된다. 이 단장은 "개도국의 성장과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 액션플랜을 만들고 있다"며 "과거 유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노력을 보완하면서 다른 툴을 통해 도움을 주는 콘셉트를 반영해 개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개발의제는 각국에서 제시한 100여개의 액션플랜을 축약해 20개의 액션플랜으로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금융규제(바젤Ⅲ) 부문에서는 이미 발표된 내용의 이행과 모니터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무역 부문에서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타결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무역 세션은 12일 정상 오찬에서 미리 준비된 자료가 아닌 정상 간 직접토론으로 논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