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씨(42)와 그의 형 효진(44)씨가 지역 정ㆍ관계에 광범위한 로비를 벌인 것으로 추정돼 검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부산지검 정동민 2차장 검사는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상진씨로부터 돈 가방을 받고 돌려준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을 조만간 소환해 돈을 받은 경위와 돌려준 시점 등에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차장 검사는 정ㆍ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 확대 여부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다 보면 뭔가 더 나오지 않겠느냐"며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와함께 김씨가 부산은행으로부터 680억원을 대출받으면서 담보로 제공했던 부산 수영구 민락동 '미월드' 부지의 토지 용도변경 과정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부산시는 지난 2005년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민원처리 과정에서 '불가' 입장을 밝혔다가 1년 새 입장을 바꿔 용도변경을 추진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현재 사업승인 절차가 이행 중인 연제구 연산8동 주택개발사업과 관련해 김씨의 형인 효진씨가 최근까지 여러 차례 부산시 주택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부산시가 로비 의혹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검찰은 또 미월드 부지 땅값보다 훨씬 많은 돈을 대출해준 대출 로비의혹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정 차장검사는 "연산동과 민락동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10여명의 실무자급을 소환조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역 정ㆍ관계에 전방위 로비를 벌인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김씨는 검찰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관련자들에 대한 입막음을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K모(48)씨를 내세워 부산진구 전포동에 연산동 아파트 분양에 필요한 모델하우스 부지를 5억여원에 빌리고는 9억여원에 빌린 것처럼 허위서류를 만들어 P건설이 보증을 선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을 받아내 차액을 가로챘으나 검찰이 이 부분을 조사하자 지난 7월 6일 K씨를 만나 허위진술을 부탁한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김씨는 또 지난 6월말 직원들을 시켜 기술보증과 신용보증 관련 사기대출보증 자료와 자신의 주식투자 관련 자료, 연산동 아파트 부지 매입 자료 등을 회사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에 있는 오피스텔 중 한 곳에 몰래 옮겨놓았다가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발각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