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2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출석, “LG카드 매각과 관련해 채권은행단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LG카드 매각과 관련, 채권단 내 다른 금융기관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산은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정부의 선택에 의해 인수자가 결정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재는 국회 재경위 답변을 통해 “대규모 인수합병(M&A) 매물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LG카드 매각과 관련해) 채권은행단이 산은에 전권을 위임했다”고 말했다. 김 총재의 발언과 관련,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LG카드 매각작업을 주도해나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3년 말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LG카드의 출자전환 과정에 주도적으로 나서 채권단의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제 주인을 찾아주는 매각작업에서도 정부가 나서서 마무리짓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은 최근 외환은행 매각작업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해 외국계 금융기관인 DBS를 탈락시키며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의 LG카드 인수전 참여를 반대하기도 했다.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LG카드 채권단 운영위원회에도 산업은행ㆍ농협ㆍ우리은행ㆍ기업은행의 지분 합계가 52.17%로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이다. 따라서 외국계 금융기관이 배제된 상태에서 본게임이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LG카드 인수전이 결국은 가격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겹치는 특이한 지분구도 때문이다. 가격적인 요소보다 정부의 의중 등 비가격적인 요소로 인수자를 선정할 경우 흘러나올 채권단의 불만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산은은 국회 재경위에 보낸 업무현황 보고에서 “매각시한보다는 적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가격 조건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임을 강조했다. 산은은 오는 6월까지 예비실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7, 8월께 최종 인수제안서 접수와 인수협상을 진행, 9월에는 본계약 승인을 통해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가능하면 연내 매각할 방침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