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명품 한국인이 되자

지난 한해동안 해외에 다녀온 국민은 712만명에 달했으며 수천억원이 해외 명품 쇼핑가에 뿌려졌다고 한다. 그야말로 해외 쇼핑족에게는 `세계는 넓고 쇼핑할 곳은 많다` 그대로 였다. 홍콩의 춘절(설)연휴를 전후로 한 Big Sale기간은 물론 뉴욕, 로마, 밀라노, 파리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쇼핑가는 연중 모두 한국인의 독무대였다고 한다. 수입명품의 거래규모 역시 2조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해외여행 자유화의 물결을 타고 인천공항 입국 여행자 12명중 1명이 해외에서 명품을 들여오다 적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 입국장은 세관의 감시망을 통과하려는 여행객과 이들의 밀반입을 차단하려는 세관원들간의 보이지 않는 싸움으로 하루종일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원래 명품이란 브랜드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뛰어난 제품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누구나 살 수 없는 것, 어디서나 구할 수 없는 것으로 자신을 남들과 구별할 수 있는, 그래서 명품은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남다르기`, `티내기`가 기본으로 되어있는 듯하다. 명품의 원산지는 패션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이탈리아, 프랑스가 주류이며 품목은 가방류, 신발류, 의류, 시계ㆍ반지ㆍ목걸이ㆍ선글라스 등 각종 액서사리가 주를 이룬다. 1908년 독일사업가 한스 윌수도프는 남자 손목시계 시장을 개척하기로 하고 유럽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발음할 수 있는 동시에 시계 안에 새겨넣을 수 있을 정도의 짧은 이름으로 `ROLEX`라는 상표를 발굴했다. 이어 그는 에베레스트 정상에 처음 오른 등산가 에드먼드 힐러리경과 해저 1만m 이하까지 잠수해 들어간 자크 피카르 등에게 이 시계를 채워줌으로써 명품의 이미지를 키웠다. 주요 명품은 대부분 수입품으로 정상수입화물, 특송화물, 국제우편, 여행자 휴대품 등 다양한 수입형태를 거쳐 국내에 들어온다. 그러나 세관의 신속ㆍ간편한 통관절차에 편승한 각종 편법과 밀수가 성행하고 있고, 특히 무료관광을 미끼로 한 명품운반상과 명품 보따리상 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KBS2 TV의 `VJ특공대`를 통해 비친 입국장 풍경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면세구입한도 400달러를 수십배 웃도는 고가품 보따리에는 Hermes 가방을 비롯해 Piaget 시계, 샤넬 의류, 장식용으로 들여오는 검은 발톱이 달린 호랑이 발까지 다양하기 그지없다. 명품에 눈이 먼 과소비족이라기 보다는 보따리 밀수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이러한 명품열기는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에게 가짜 명품상품이라도 구매하도록 부추기고 있고 가짜를 진짜로 속여 파는 업자까지 양산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가짜천국이라는 오명까지 낳으며 국가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기도 하다. 명품에 열광하는 일부 특수계층의 `명품열광`은 최근 국내의 `로또광풍`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고 이는 36개월만에 8,700만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비재 수입은 계속 급증해 IMF이전 상태로 되돌아갔고 벌어들이는 것은 적은데 쓰는 것은 많은 과소비 현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세계경제는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은 부진한 것 같다. 이러한 어려운 경제여건을 극복하고 세계중심에 우뚝 서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려면 이러한 부조화스러운 소비행태를 하루 속히 개선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명품을 쫒아다니는 명품족인 아닌 명품 한국인으로 다시금 태어나야만 한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운종용 삼성전자부회장, DACOM 사장을 지낸 곽치영 민주당 의원, 현대증권 부사장을 역임한 어충조 삼일회계법인 고문 등과 같은 스타CEO는 명품한국인의 대명사다. 이러한 명품 한국인들이 많이 배출돼 세계속에 이름을 드날릴 때 한국은 명품 국가로 태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은 명품이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명품 한국인이 되기 위해 우리의 내면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 보기 위하여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얼마나 힘쓰고 있는지? 앞에 언급한 스타CEO만큼 유명인사는 아니더라도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진짜 인기있는 명품직원인가? 아니면 품위있게 살아간다고 명품이나 사재는 그런 사람인가? 이도 저도 아니면 그저 그런 사람인가? 명품으로 몸을 치장하기 보다는 스타CEO들처럼 명품다운 한국인이 되기 위해 다같이 열정적으로 노력해야만 새로운 시대, 명품 한국인ㆍ명품 한국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박상태(관세청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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