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회복 아직 멀었나

연초에 나타났던 경기회복 기운이 최근들어 주춤하는 모습이다. 도.소매업의 상승세 반전 등 일부 긍정적인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경기회복의 판단 근거로 볼 수 있는 고용 동향이 아직 확실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호조를 보였던 기업과 소비자들의 심리 지표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한국 경제를 홀로 이끌던 수출도 4월들어 한자릿수 증가에 그쳤고 유가, 환율, 위안화 절상 등 대외 변수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정책 당국의 경제 전망도 종전보다 한발 후퇴하고 있다. ◆ 실물 확실한 회복없어..1.4분기 성장률 2%대 예상 경제 활동 전반을 보여주는 산업활동지수는 지난 3월에 4.8%의 증가율을 보이며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올 1.4분기 전체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하는데그쳐 지난해 1.4분기 증가율 11.3%에 미치지 못했다. 3월 기준으로도 2003년의 4.9%와 2004년의 12.1%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3월까지 대체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여줬던 수출도 4월들어서는 7.7%(잠정)에 그쳐 증가율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고용 촉진과 잠재성장력 확충에 중요한 설비투자도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지난 3월 국내기계수주는 작년 동월보다 3.3%가 줄었으며 이중 민간의 발주에따른 수주는 무려 12.7%나 감소했다. 여기에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 절상에 이어 위안화 절상까지 예고하고 있는 대외변수도 국내 경기회복을 계속해서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등 정책 당국도 경기 전망에 대한 회복 기조는 유지하고 있지만 강도에 있어서는 이전보다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이다. 재경부는 이달 초 `그린북'에서 실물경기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체감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세계 경제의 흐름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유가, 환율 등의 불확실성으로 경제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지표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가3월에 103.2로 전월비 0.3% 하락했고 미국은 1.5% 떨어졌다. 미국의 경기 하강은 전 세계 경기의 위축을 의미하고 이는 우리나라 경제의 엔진인 수출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뜻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승 한은 총재도 "소비, 투자 등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만 수출 신장세의 둔화를 상쇄하기에는 미흡하고 심리지표 개선도 아직 실물경제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올 1.4분기 성장률은 3%에 조금 못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총재는 "경기회복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개선 아직도 미흡 경기회복 여부를 가장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는 고용도 여전히 미흡하다. 4월 실업률은 3.6%로 전달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지만 같은 달 기준으로는 2001년 3.9% 이후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이 취업시즌인 1∼3월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4월부터 하락하는 통상적인 추세를 감안하면 전월보다 하락한 것에는 큰 의미를 둘 수 없어 아직도 고용시장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계절적 변수를 제거한 계절조정실업률도 3.6%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악화일로를 걷던 청년실업률도 5개월만에 7%대(7.8%)로 하락했지만 작년 같은달의 7.6%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정부는 올해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올들어 4월까지 월평균 취업자 증가수는 17만2천명에 그쳐 정부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일자리 40만개 창출을 위해서는 월 평균 취업자 증가수가 40만명이 돼야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4월 취업자수가 올들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이 늘어나는 등일부 긍정적인 모습이 있지만 고용여건 회복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리지표도 흔들 경기회복의 불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심리지표도 최근들어 흔들리고 있다. 지난 4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01.3으로 2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넘었지만 3월의 102.2보다 0.9포인트 떨어져 4개월만에 하락세로 반전됐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계속 상승해 3월에는 30개월만에 가장 높은수준을 보였지만 4월들어 주춤한 한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업종별 매출액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기실사지수(BSI)도 5월에 114.1를 기록, 전월의 117.6보다 하락했다. 이 지수는 2월 85.7에서 3월에 110.2로 대폭 상승한 이후 주춤하는 있어 소비자들과 함께 기업들의 경기회복 기대심리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건설 지표 회복세..희망은 있어 하지만 소비와 건설 관련 지표들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도.소매업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늘어나 9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특히 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소매업은 2.1% 늘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이어가고 있다. 또 고용.투자 효과가 광범위한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국내 건설수주도 지난 3월에 72.7%가 늘어나 2003년 6월의 111.9%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도.소매업, 건설 등 소비와 투자를 반영하는 지표들이 수출의 둔화를 만회하면서 회복세를 이어가면 경기회복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 "경기회복 좀 더 지켜봐야" 경제전문가들은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국면 진입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자세다. 전문가들은 도.소매업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등 내수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있지만 회복속도가 빠르지 않고 고유가와 위안화 절상 등 대외변수도 많아 경기가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용이 늘어야 소비가 회복되고 내수가 살아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며 "하지만 4월 실업률로만 봤을때는 작년 동월에 비해실업률이 여전히 높아 고용증가를 통한 경기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아직 어려운 것같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또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고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어느 정도 공감을 하고 있지만 고유가 등 대외변수가 많아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쉽지 않겠지만 올해 5% 성장과 40만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목표는 아직도 유효하다"며 "2.4분기부터는 내수회복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현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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