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관리자 공포증」 확산/“해고 불안” 응답자 40%나

◎기업들 대대적 감량경영에 직장서 위아래로 찬밥신세 미국 직장에서 중간 관리자들의 설땅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 짭짤한 연봉을 누리고 임원승진의 통로였던 중간 관리층이 더 이상 매력있는 자리가 못되고있는 것이다.  미기업들의 감량경영에 따른 실직 위기, 과중한 업무, 오르지않는 연봉 등으로 중간관리자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미관리자협회는 관리자 1명이 고용되면서 기존 관리자 3명이 해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의 인터내셔널 서베이 리서치사도 최근 조사에서 중간 관리자의 40%(92년 10%)가 항상 해고 불안에 떨고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리자에게 뒤따랐던 두둑한 연봉도 옛 이야기로 들릴 뿐이다. 미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중간 관리자의 주당 임금(중위수 기준)은 5.1% 상승한 7백18달러(96년 기준)인 반면 생산직 근로자는 7.1% 오른 5백50달러를 기록했다.  또 최고경영진들은 최근 기업실적이 향상되면서 스톡옵션(주식선택 매입권) 등으로 사상 최고치의 연봉혜택을 맛보고있는데다 전용 승용차, 클럽 멥버십 등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 중간관리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커지고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기업들이 더 이상 중간관리자층을 미래의 경영자들로 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최고경영진들은 관리자들이 너무 많다고 여기고 있는 딱한 상황이다. 상당수의 직원들이 이미 개인적으로 또는 수직체계가 아닌 기능위주의 팀제를 통해 스스로 관리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시각이다.  직원들도 관리자로 승진, 경영진과 부하직원의 욕구를 중재해야 하는 성가시고 힘든 일을 맡기 보다는 「잘 나가는」직원으로 남아 능력을 맘껏 발휘해 보겠다는 실속파로 바뀌고있는 추세다.  당연 관리자의 주가는 바닥을 치고있다. 관리자들은 과중한 업무(1일 평균 11시간)를 묵묵히 하고 있지만 되레 경시의 대상이 돼가고있다. 회사측은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이런 저런 변혁의 기수로 나서라고 재촉하는 있고 부하 직원들은 목표를 달성키 위해 닥달하는 관리자들에게 못내 불만이 많다.  컨설팅업체 케프터 트레고의 퀸 스피처 사장은 『직원들은 관리자를 경시할 뿐아니라 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관리자를 바보나 부하직원의 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만화 주인공 딜버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미 기업계가 현재 「관리자 공포증」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고 말한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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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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