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사상 최악의 물부족 사태로 200만명이 넘는 시민의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26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계속되는 가뭄에다 유프라테스강 상류의 다른 나라들이 댐을 건설하면서 강 하류의 수위가 크게 낮아져 이라크가 최악의 물부족 사태를 겪게 됐다고 전했다.
유프라테스강 하류에 위치한 바스라시(市)는 신선한 물이 부족해 식수 염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시외곽의 주민 3,000여명이 최근 거주지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이 지역 알-팔 마을의 한 여성은 "이 물을 더는 마실 수 없다"면서 "가축도 죽고 사람들도 병에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에 따르면 물부족 사태로 최대 30만명이 유프라테스강 인근 습지대를 떠나 다른 도시로 이주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라크의 나시리야에서는 유프라테스강의 수위가 낮아져 4개 수력발전 설비 가운데 2개가 작동하지 못해 지난 3주간 전기공급이 절반으로 줄었다.
압둘 라시드 이라크 수력부 장관은 "이라크는 이처럼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물부족 사태는 2년째 이어진 가뭄으로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데다 유프라테스강 상류의 터키와 시리아에서 댐과 저수지를 집중 건설한 것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농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 큰 피해가 닥치고 있다. 이라크 농무부의 살라 아지즈 국장은 "과거 수천년간 이라크의 농지는 매우 비옥했고 농지는 100% 경작됐지만, 올해 경작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해 과일과 채소 수요의 40%도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