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전단은 여기서부터

제3보(19~30)



흑19. 여기서부터 전단을 찾은 감각은 적절했다. 백의 응수를 보아가며 다음 진로를 결정하겠다는 고수의 행마감각이다. 백20은 이렇게 응수하는 것이 지금은 최선이다. 참고도1의 백1로 받는 것은 흑2 이하 10까지가 예상되는데 우하귀의 흑진이 너무 커서 백의 불만이다. 백의 외세도 상당하지만 좌변 방면에 흑의 세력이 이미 조성되어 있는 마당이므로 백의 외세는 활용가치가 적다. 흑21은 좌변의 흑진을 보강하면서 하변의 백진을 견제하는 좋은 수지만 박영훈은 복기때 이 수를 후회했다. 백22가 너무도 훤칠하여 중반의 주도권을 내준 기분이었다는 고백이었다. 차라리 참고도2의 흑1로 움직이는 편이 의외로 유력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백은 2로 침입하는 정도인데 흑3 이하 9로 점잖게 지켜두면 전반적으로 흑이 두텁다는 얘기였다. 흑25에서 백30까지의 절충에 대해서도 박영훈은 실속이 없는 공연한 손찌검이라고 후회했다. "뭔가 다른 구상을 하는 것이 나았어요. 실전은 일단 백이 좌우로 모두 연결이 된 결과니까요. 실리면에서 도리어 흑이 손해를 보고 있어요."(박영훈) "뭐 흐름이 흑에게 아주 나쁜 것은 아닙니다. 차분하게 잘 어울렸어요. 복기때 박영훈이 시종 후회하는 것처럼 말한 것은 이 바둑을 이겼기 때문에 겸손하게 말한 측면이 있습니다."(목진석) 결과부터 밝히자면 박영훈은 이 바둑을 쾌승하여 이세돌의 '도전기9연승'에 브레이크를 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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