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산업, 중국의 도전을 뿌리쳐야 살아남는다.’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열리고 있는 ‘ITU(국제전기통신연합) 텔레콤 아시아 대회’에서 한ㆍ중ㆍ일 3국의 아시아 IT시장 주도권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KTㆍSK텔레콤ㆍ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업계는 개최국답게 대규모 부스를 마련, 첨단 유무선 통신서비스를 선보이며 전시회를 주도하고 있다.
관람객으로부터 단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곳은 KTㆍKTF관. 홈네트워크ㆍ텔레매틱스ㆍ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다양한 융합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인기 부스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ㆍ팬택 등도 고기능의 첨단 단말기들을 선보이며 세계 최고 수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 단말기업계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 업체들 못지않게 주목받는 곳이 바로 중국 업체들. 화웨이(Huawei)를 필두로 CNCㆍ차이나모빌ㆍZTE 등 주요 통신서비스ㆍ장비ㆍ솔루션 업체들이 대규모 부스를 마련,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은 아직 한국 기업들에 비해 몇 년 정도 뒤쳐져 있다는 게 이번 전시회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평가.
실제로 중국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빌의 경우 전시품목 대부분이 2세대 서비스와 단말기여서 3세대 서비스를 대거 선보인 국내 업계와의 격차를 그대로 드러냈다. 화웨이ㆍCNC 등 주요 통신장비업체도 대부분 중저가형에 치우쳐 있어 아직은 국내 업체들의 경쟁대상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관람객 대부분이 중국의 기술력보다는 12억 인구를 가진 중국시장의 잠재력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격차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이들 중국 기업이 한국 IT산업을 위협할 가장 큰 경쟁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란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우리 업체들은 중남미ㆍ동남아 등 세계시장 곳곳에서 저가공세를 펼치는 중국 장비 업체들과 맞부딪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은 아직 경험이 일천해 기술의 신뢰성이 떨어지지만 향후 무서운 경쟁상대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그동안 아시아 IT산업의 맹주를 자처해온 일본은 상대적으로 참여업체 수가 적어 대조를 이뤘다. NTT도코모가 W-CDMA서비스인 포마(FOMA)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 교세라ㆍ재팬텔레콤ㆍ파나소닉ㆍ산요 등 참여업체 대부분이 최소한의 전시품만 내놓아 별다른 눈길을 끌지 못했다.
전시회의 한 관계자는 “IT 경기침체 장기화로 이번 전시회에 불참한 업체가 많았던 게 아쉬운 부분”이라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당분간 IT 관련 전시회가 활기를 띠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