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갯벌을 살리자/조정제 해양수산개발원 원장(로터리)

 갯벌은 우리에게 아직도 쓸모없는 습지로 인식돼 있다. 그러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20%가량이 이 갯벌에서 살고 있다. 갯벌은 이처럼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서 동식물 먹이사슬의 일차적인 원천일뿐 아니라 그 생산성이 매우 높아 유전자원의 보고라고 한다. 갯벌은 또한 자연의 신장으로 오염의 정화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환경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안의 특성상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갯벌이 잘 발달돼 있다. 특히 서해안 갯벌은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동부해안, 북해연안, 아마존강유역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대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과거 개발연대의 산업발전에 따른 육지수요의 증가에 따라 서해안 중심으로 대단위 간척매립사업이 추진돼 왔다. 정부계획에 따르면 1990∼2001년중 총 10조원 이상을 투입해 서남해안의 3백22개 지구에 3억7천3백만평의 해안매립으로 국토의 3.7%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면 갯벌을 막아 농토등 타용도로 전용하는게 과연 백년대계로 보아 잘하는 일인가. 시화호, 새만금 등 대규모 간척으로 훼손된 자연의 신장기능은 누가 보상하고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한국해양연구소의 한 연구에 따르면 갯벌의 생산성은 수산물 생산, 서식지기능, 정화기능, 심미적기능 등을 계량화할 때 간척지의 미곡생산성보다 3.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81∼95년중 농산물 값은 5%에도 못미치게 상승했는데 수산물 가격의 상승은 10%를 웃돌고 있다.  게다가 갯벌의 상실은 갯벌에 의존해 사는 새우, 굴, 게 등의 생존을 아예 불가능하게 하고 한번 대규모 갯벌이 훼손되면 원상회복은 아무리 시간이 경과해도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도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차제에 서남해안의 간척계획을 근본적으로 재검토,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우리 갯벌을 잘 보존관리해 우리의 후손에게 소중한 유산으로 물려줘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조정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