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조선주 '환율 파고' 넘어 순항

조선주들이 환율 하락과 후판가격 상승, 단기실적 부진의 파고를 넘어 쾌속 순항하고 있다. `단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르면 올해말부터로 예상되는 장기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외국인의 매수 손길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10일 오후 2시13분 현재 삼성중공업은 전날보다 6.69% 급등한 1만50원에 거래되며 52주신고가를 경신했고, 현대중공업과 STX조선도 각각 4.11%, 3.20%씩 뛰었다. 현대미포조선과 대우조선해양은 보합세로 최근의 랠리에서 벗어나 숨을 고르는모습이다. 수주대금을 달러로 결제하는 조선업종의 특성을 감안할 때 환율이 1,000원선 아래로 내려간 이날의 주가 상승은 더욱 돋보였다. 특히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매수창구에는 골드만삭스가 각각 1, 2위에 올라 76만주, 9만주를 사들이고 있어 외국인들이 환율 하락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음을 반영했다. 이같은 주가 상승은 우선 국내 조선사들의 적극적인 환헤지 노력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원/달러 환율 1,190원을 전후로 수주대금 전액을 헤지한 상태이며,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은 1,130원 전후로 수주대금의 90%와 87%, 대우조선해양이 1천180원 전후로 75% 가량 환헤지가 이뤄졌다. 즉, 국내 조선사들이 과거 환율이 높았을 때 헤지를 걸어뒀기 때문에 올해 선박인도시 받게 되는 수주대금(달러)은 거의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소의 함성식 책임연구원은 "대부분의 조선 기업들이 환율 하락이 추세적이라고 보고 이미 적극적인 환 헤지에 나서 올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 하락이 조선사에 결코 호재가 될 순 없으며, 특히 장기화할 경우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CJ투자증권 임병태 애널리스트는 "지금처럼 환율이 낮은 상태에서는 헤지를 하더라도 크게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내년말 이후에 들어오는 수주대금은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환율 하락과 함께 원자재인 후판 가격 급등도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동국제강이공급하는 후판이 지난해 1월 t당 42만원대에서 이달 현재 75만원선으로 79% 가량 올랐고, 오는 3분기 계약분 일본산 후판 가격도 t당 680달러로 작년 1월에 비해 300달러 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후판 가격 상승에 따라 선박가격도 인상되기 때문에 실적에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LG투자증권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후판 가격이 지난해 대폭 올라 이미 `악재'로서 반영됐다"면서 "조선사들이 고가의 LNG선을 대거 수주하고 있어 실적에 걸림돌이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조선주 선호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주식의 외국인 소진율이 올해 초 34.42%에서 지난 9일 43.17%로 8.75% 늘어났고, 현대중공업도 같은 기간22.56%에서 26.37%로 외국인 지분이 확대됐다. 이같은 지분 확대의 배경에는 향후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맥쿼리증권이 지난 9일자 보고서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1월 실적에 대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는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라고 `매수'를 권유한 데서도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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