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당국이 실제 들어간 의료비 전액을 보장해주는 민영의료보험(실손형 보험)의 보장한도를 100%에서 90%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손해보험사 사장들이 정부의 추진 방안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손보업계는 이번 주장으로 최소한 실손형 상품 보장한도 축소 방안이 결정될 때까지는 금융감독당국과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고 실적악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심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상용 손해보험협회 회장을 비롯한 14명의 손보업계 대표들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실손형 보험 보장범위 축소 방안에 대한 개선안을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서 사장단들은 실손형 상품의 통원의료비 자기부담금을 현행 5,000∼1만원에서 1만∼1만5,000원으로 올리되 한도 축소는 각 사의 자율에 맡겨달라는 건의 내용을 채택했다.
현재 정부 방안은 손보사가 판매하는 민영의보 상품의 보장한도를 90%로 낮추고 통원비 부담을 5,000∼1만원에서 1만∼2만원으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손보협회장은 "자기부담금 기준 강화는 보험원리에 부합하는 것으로 수용 가능하지만 보장범위는 소비자 선택권의 문제로 본다고 결론짓고 건의서를 만들어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보사들은 보장한도가 축소되면 계약자 이탈과 함께 영업조직에서 10배 이상 큰 생명보험사들과 같은 보장내용의 상품을 갖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판매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손보사의 매출 중 50% 이상이 실손형 상품을 기반으로 한 장기보험 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손보사의 매출 급감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