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넘게 시행된 좌측보행을 우측보행으로 바꾸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연구가 시작됐다.
건설교통부는 4일 현행 보행자 통행방식인 좌측통행이 신체특성이나 교통안전, 국제관례 등에 맞지 않는다는 논란과 관련, 우측보행으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연구 결과 우측보행으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내년부터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범정부적 차원에서 보행방법 개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최초의 근대적 규정인 1905년 대한제국 규정에서 우측통행을 규정했으나 1921년 조선총독부가 도로규칙을 개정하면서 일본과 같이 좌측통행으로 변경했다. 이후 미군정은 1946년 차량의 통행방법은 우측으로 변경했지만 사람의 통행방식은 그대로 뒀고 정부는 1961년 도로교통법을 제정하면서 ‘보행자는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는 도로의 좌측을 통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도로교통법의 규정은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도로의 보행방식을 규정한 것이지만 보도내 보행방식이나 지하철 보행통로 등에까지 확대되면서 관습적으로 좌측통행 원칙이 굳어졌다.
시민단체 등에서 우측보행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인간의 90% 이상이 오른손잡이로 우측으로 움직이는 것이 편리하고 ▦보도내에서 차와 마주보고 걸으면 긴급한 순간에 차량을 피하기 쉬우며 ▦우측보행이 국제관행에 일치한다는 점 등이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우측보행이 타당한 것으로 검증되는 경우에도 오랫동안 관습화돼 있는 사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도입시기와 세부절차 등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