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5월 19일] 삼성·LG전자의 협력은 윈윈전략

전자업계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동맹관계를 구축하기로 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과 LG는 북미 지역 모바일TV 표준기술규격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데 이어 그동안 대만에서 조달해온 TV용 LCD패널을 교차구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이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하는 37인치 LCD모듈을 구매하고 LG는 삼성전자에서 생산하는 52인치 LCD모듈을 이용해 각각 TV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두 회사는 그동안 부족한 LCD패널을 대만 업체에서 구매해왔는데 그 바람에 대만 업체들이 고속성장을 거듭해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이 42%로 국내 업체에 2%포인트 차로 추격하기에 이르렀다. 이대로 가다가는 세계 1위 자리를 대만에 내줘야 할 상황이다. 대만 업체의 추격을 견제하기 위해 삼성과 LG가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로 한 셈이다. 아직 기술적 문제 등이 남아 있지만 두 회사의 교차구매가 성사될 경우 1석4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무엇보다 일본과 대만 업체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한국 기업 타도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확실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두 회사 모두에 이익이 되는 윈윈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해외수입을 국내조달로 전환하는 삼성으로서는 그만큼 물류비용이 줄어 원가경쟁력이 높아지고 LG 역시 패널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등의 이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국가경제 전체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두 회사의 패널수입이 줄어들면 그만큼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국내투자도 활력을 띨 것이다.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메모리반도체ㆍ조선 등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국내 산업에 대한 해외 업체의 견제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일본ㆍ대만ㆍ중국 등의 기업은 국내외 업체와 합종연횡에 열을 올리고 있고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순식간에 시장을 빼앗길 수도 있는 실정이다. 우리도 이제는 국내 업체끼리의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더 넓은 세계시장을 겨냥한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다. ‘적과의 동침’도 중요한 경영전략인 시대다. 삼성과 LG의 협력관계가 다른 부문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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