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국내 액화천연가스(LNG)를 독점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가 이미 지난 2010년 12월부터 1년 반 동안 3억6,000만톤가량의 장기수입(통상 20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계약 물량을 연도별로 나눠보면 오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정부 LNG 수급계획과 비슷한 규모로서 한마디로 이 기간에 셰일가스 등의 추가 도입도 쉽지 않다는 의미다.
가스공사가 적자라고 밝힌 공식 입장과 달리 원가보상률이 103.6%를 기록한 것이 최근 서울경제신문 보도로 드러난 상황에서 이처럼 장기계약 사실까지 알려짐에 따라 가스 독과점 폐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전력산업연구회는 최근 펴낸 전력산업 현황 보고서 등을 통해 LNG 독과점이 여러 문제를 양산한다며 민간 직수입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LNG는 가스공사가 96%, 나머지를 민간이 수입하고 있다.
연구회는 '국내 LNG시장 현안과 이슈' 보고서에서 2010년 12월부터 2012년 5월까지 가스공사가 체결한 장기 LNG 계약물량이 총 3억6,374만톤이라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260조원가량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규모가 최근 수립한 정부의 장기 LNG 수급계획과 셰일가스 등 가스시장 변화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제11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르면 국내 LNG 수요는 2020년 3,397만톤, 2027년 3,370만톤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계약 물량을 연도별로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24년까지 가스공사 물량이 정부 수요 예측치와 비슷하거나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현물구입 물량과 거의 확정된 러시아 천연가스 등을 고려하면 이미 정부 수급량을 상회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부 LNG 수급전망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수덕 아주대 교수는 "가스공사의 LNG 독과점은 엄청난 비용이 들며 비효율적"이라면서 "현재의 가스공사 계약과 수급계획을 고려하면 추가 도입이 불가능하며 이번 기회에 LNG 수급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