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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부드럽게 밀린다

부드럽게 밀리고 있다



강동윤이 백58로 순순히 받은 것은 형세가 유리하다고 믿고 있는 증거였다. 흑59는 대세의 요처. 여기서 강동윤은 백60으로 좌변의 흑을 압박했다. “흐름이 백에게 유망해 보입니다. 강동윤은 역시 백으로 둘 때 진가가 나와요.”(최원용) 백62는 두터운 수법. 이 수 역시 낙관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갑자기 바둑판이 아주 좁아졌어요. 변화의 여지가 거의 없어요. 이런 바둑은 흑이 덤을 내기가 부담스럽지요.”(윤현석) “흑이 무엇을 잘못 둔 거여?”(필자) “특별히 잘못 둔 것도 없는데 그냥 부드럽게 밀리고 있어요. 판짜기에 창의성이 좀 부족했다고나 할까요.”(윤현석) “계속 이기다 보니 야수 본래의 표독성을 상실한 것은 아닐까.”(필자) “그런지도 모르지요. 투지나 기백이 조금 날아가 버린 느낌입니다.”(윤현석) 윤현석9단과 필자는 이세돌이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 느낌은 몇달 뒤에 휴직이라는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백64는 정수. 참고도1의 백1로 받는 것은 흑2, 4로 활용당하여 백의 불만이다. 백72는 참고도2의 백1로 끝내기하는 수단을 엿보고 있다. 강동윤은 지극히 유연하게 판을 조여가고 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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