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대란의 조짐인가(사설)

대기업의 잇따른 부도와 기아사태의 장기화 파장이 제3금융권의 부도도미노로 이어지는 조짐으로 나타나고 있어 금융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국내 1백여 파이낸스사중 여신규모가 30위 정도인 파이낸스사가 최근 부도를 냈다. 이에 앞서 지난 달에도 2개사가 부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스사는 지난 95년 사채시장 양성화를 위해 설립이 허가된 소규모 금융회사로 주로 종합금융회사에서 자금을 빌려 중소기업에 대출해준다. 최근 부도가 난 파이낸스사가 몇개안되고 부도규모도 크지는 않지만 우려되던 부도도미노 현상이 제3금융권에까지 파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경색이 극심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돈을 빌려주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 금융회사가 돈이 없어 부도를 냈다는 것은 금융경색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잘 설명해준다. 비록 파이낸스사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에서 금융회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깨지는데 따른 불안감도 적지 않은데 부도파장이 중소기업 뿐아니라 종금사로 확산되고 전 금융기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더욱 우려스럽다. 부도의 큰 원인은 기아사태의 장기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기아사태로 거액은 물론 종금사들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면서 어음매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자금흐름이 막혀있기는 다른 파이낸스사도 사정이 비슷해서 부도 불안이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제3금융권의 부도는 곧 종금사와 중소기업에 파급될게 뻔하다. 금융권의 대출회수에 쫓기고 파이낸스사에 자금이 묶인 꼴이 된 종금사들이 마음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종금사들은 부실업체에 거액이 물려 있는데다 은행이 지급보증을 한 기아채무를 대신 갚아줄 것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어서 자금 경색은 심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더욱 어려워 질게 뻔한 이치다. 그렇지 않아도 중소기업은 고리의 사채를 쓰면서 끊임없이 부도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부도율(서울)이 0.31%로 이·장사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몇개 파이낸스사의 부도가 별게 아닌 것으로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경색의 심화에 따른 금융권이 연쇄부도로 이어질까 두렵다. 그것은 곧 금융대란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하지 않으면 안되고 대책이 시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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