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대인터넷, 폐쇄형 서비스 되나

KT·SKT 콘텐츠 독점제공‘제2 하이텔·네이트’ 추진<BR>포털·게임업계“통신업체 독무대 전락” 반발


휴대인터넷, 폐쇄형 서비스 되나 KT·SKT 콘텐츠 독점제공‘제2 하이텔·네이트’ 추진포털·게임업계“통신업체 독무대 전락” 반발 달리는 차 안에서도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통신서비스 '휴대인터넷(와이브로ㆍWiBro)'이 하이텔ㆍ네이트와 비슷한 '폐쇄형' 서비스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의 웹(WWW) 기반 인터넷처럼 누구나 원하는 사이트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개방형'이 아니라 와이브로 사업자가 만들어 놓은 울타리 속에서 제한된 콘텐츠만 이용하는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용화를 준비중인 3개 휴대인터넷 사업자 가운데 KT와 SK텔레콤은 자신들이 콘텐츠 공급을 주도하는 폐쇄적 성격의 서비스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하나로텔레콤은 별도의 전용 콘텐츠 없이 와이브로 접속 서비스만 제공하는 개방형 사업을 계획중이다. ◇통신업체, 접속 서비스로는 만족 못해= 휴대인터넷은 노트북PC 뿐 아니라 PDAㆍ스마트폰 등 소형 휴대단말기로도 즐길 수 있는 인터넷 접속 서비스다. PDAㆍ스마트폰의 경우 작은 화면과 불편한 입력장치로 인터넷을 즐기려면 지금 같은 인터넷 사이트가 아니라 별도의 전용 사이트가 필요하다. 통신업체 입장에서는 단순 접속 서비스 제공에 그치지 않고 '황금알'을 낳는 콘텐츠 사업을 직접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KT와 SK텔레콤은 와이브로에 특화된 콘텐츠로 자체 구성한 초기화면 및 사이트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KT는 이미 영상ㆍ뉴스ㆍ게임ㆍ음악 등 14개의 큰 카테고리별로 수천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와이브로 자체는 개방된 인터넷 망이지만 초기 시장활성화를 위해 통신업체 주도로 전용 콘텐츠를 집중 제공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는 접속 서비스만 제공하는 메가패스(초고속인터넷)가 아니라 접속과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는 네이트(이동통신)의 수익모델을 취할 것"이라며 "사전에 우수 콘텐츠 업체를 다수 발굴해 개발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육성책을 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포털들도 자체 사이트를 운영할 수는 있겠지만 KT와 함께 사업하는 것이 여러 모로 낫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포털ㆍ게임업계, "통신업체의 독무대로 전락할 것"= 포털ㆍ게임 등 콘텐츠 업계는 통신업체들이 과거 PC통신 하이텔(HITEL)이나 무선인터넷 네이트(NATE)처럼 와이브로를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두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PC통신과 휴대폰 무선인터넷은 통신업체가 모든 콘텐츠를 직접 관리ㆍ통제하는 대표적인 폐쇄형 서비스. 휴대인터넷이 이와 비슷한 방식을 채택하면 포털들은 KTㆍSK텔레콤에 콘텐츠만 단순 납품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 와이브로가 개방된 망이라고는 해도 단말기 버튼이나 접속경로 장악을 통해 여타 사이트는 유명무실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콘텐츠 업계의 우려다. 비슷한 이유로 '무선인터넷 망 개방'을 놓고도 SK텔레콤과 콘텐츠 업계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포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와이브로는 거대 통신업체들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며 "통신업체들이 휴대인터넷의 진입로(게이트웨이)를 장악하는 이상 다른 콘텐츠 사업자들의 독자사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KT는 3개 사업자중 처음으로 오는 27일 와이브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우수 협력업체 확보에 나설 예정이어서 앞으로 휴대인터넷의 성격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될 전망이다. 김문섭 기자 clooney@sed.co.kr 입력시간 : 2005-04-24 16:11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