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바람직한 예산편성 방향

오늘날 우리 경제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은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경제가 선진국 수준으로 점차 진입하면서 과거 선진국이 신흥 공업국들의 수출 공세로 인해 겪어야 했던 것과 유사한 성격의 비자발적인 구조조정에 직면해 있다. 그 당시 선진국들이 택한 구조조정의 해법은 첨단기술의 신산업을 통해 고용흡수능력을 높이고 사양산업으로부터 방출되는 인력들이 이러한 신규산업으로 재배치될 수 있도록 교육과 직업훈련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그와 함께 신규산업에서 새로운 기업들이 신속히 생겨나고 사양산업에서 기업이 손쉽게 정리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시켜줬다. 내년도 예산안이 편성됐다. 우리 경제가 처한 여건과 선진국의 과거 경험이 주는 시사점에 비춰 예산편성 방향을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가장 두드러진 점은 연구개발(R&D) 부문의 예산 증가가 10.9%로 가장 높다는 점이다. R&D 부문의 예산 증가가 가장 높다는 것은 성장동력의 기반을 기술 혁신에 두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 경제가 처한 여건에 비춰볼 때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지식 기반 확충을 위한 교육 부문의 예산증가율도 7.4%로 전체 예산증가율 6.4%보다는 높은 수준에 있어 긍정적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함께 사회복지 분야의 예산증가율은 10.4%로 높은 수준이나, 이는 양극화되고 있는 경제구조의 심각성을 반영한 대응조치로 여겨진다. 예산 당국의 자료에 의하면, 여성인력의 노동시장 참여율 제고를 위한 보육사업, 노년층 질병 치료 지원을 통한 가족들의 부담 경감 등과 같이 성장에 기여하는 복지 지출이 제시되고 있어 소모성 지원이 아닌 일종의 사회적 투자로 기능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끝으로 재정 당국과 우리 사회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재정 지출이 경제성장과 사회 후생 증가에 기여하게 하려면 사전적 규모의 적정성 검토보다는 사후적 성과의 측정 관심을 가져 재정의 효과성을 제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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