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공공요금마저 줄줄이 인상을 앞두고 있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오그라들게 됐다. 안 그래도 소득은 줄고 세금ㆍ사회보장지출 등 부담은 늘어나 허리가 휠 판에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버스ㆍ지하철ㆍ택시 등 교통요금과 전기료는 물론이고 상하수도료ㆍ고등학교 수업료ㆍ쓰레기봉투ㆍ담배ㆍ고궁 및 놀이시설 입장료 등이 이미 올랐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다. 대부분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분야들이고 인상폭도 대부분의 경우 두자릿수 이니 체감 어려움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고궁이나 놀이시설 입장료야 당분간 문화ㆍ여가생활을 자제하면 그만 이라지만 버스ㆍ지하철을 안탈 수 없는 노릇이고 자녀들의 학비나 전기도 쓰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이다.
문제는 경제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렵고 따라서 가계형편도 좋지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이 ‘한국경제는 백약이 무효인 심각한 상태’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경제는 침체탈출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를 비롯해 거의 모든 경제 지표들이 내리막 일로이며 내년에는 상황이 더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내년 경제성장률은 4%대로 낮춰진 데 이어 이제 3%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조차 생소하게 들리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판에 생활물가까지 오르니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고단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공공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할 때 이렇듯 한꺼번에 대폭 올려야 하는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며칠 새 큰 폭으로 하락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원ㆍ달러 환율 하락도 물가 측면만 놓고 보면 좋은 쪽으로 작용할 것이다. 공공요금 인상을 가능한 억제하되 불가피한 경우 인상시기라도 조정해 국민의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