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주들에 협조문 발송
주주들 상환 요구 잇따라 셀트리온 주식 품귀
셀트리온이 주주들에게 공매도 세력에게 빌려준 주식의 상환 요청을 해달라는 협조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와 리테일 대여풀 계약을 맺은 주주들이 계약을 해지하고 상환요청을 하면서 셀트리온 주식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셀트리온은 “공매도가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주들이 대차ㆍ대주용으로 대여한 주식에 대해 상환요구를 해달라”는 내용의 협조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회사 측은 협조문을 통해 “현재 공매도세력은 1년여동안 공매도를 진행해오면서 공매도할 주식은 소진된 상황인데 공매도 후에도 주가가 하락하지 않아 공매도 주식의 상환시기가 도래할 경우 ‘지급불능’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주주들의 피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대차ㆍ대주 상환요구를 통해 피해를 예방하라”고 당부했다. 회사 측은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이번주 내로 같은 내용의 협조문을 우편 발송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셀트리온 주주모임’ 대표들이 지난 7일 미팅을 갖고 주주모임의 요구사항을 수용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주주 대표들은 서 회장에게 공매도 세력에 적극 대응하고 주주들에게 이 같은 협조문을 보낼 것을 요청했다.
셀트리온 기업설명(IR) 담당자는 “공매도 세력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기로 주식을 빌릴 수 있는 대차계약이 아닌 단기 대주거래에 까지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1년 이상 지속된 공매도 세력과의 싸움을 종결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주주들의 피해를 우려해 이 같은 협조문을 발송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이후 대차잔고 물량이 급증하면서 셀트리온은 숱한 악성루머에 시달렸다. 지난달 중순에는 전체 거래량ㆍ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35%대까지 치솟았고 말경에 이르러 중국 임상시험 중 참가자가 사망했다는 루머까지 퍼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거래 증권사에 대차ㆍ대주 물량 상환 요구에 나서면서 셀트리온 주식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달말부터 일부 주주들의 상환 요구가 잇따랐고 일부 증권사에서는 물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셀트리온은 공매도 수요가 많은 종목인데 주주들이 수수료율을 대폭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물량 구하기가 여의치 않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주주들의 이 같은 행동이 오히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증권사 대차서비스 담당 직원은 “대차잔고가 증가한다고 반드시 공매도가 급증하는 것은 아니다”며 “일단 대차ㆍ대주를 통해 주식을 팔았더라도 나중에 숏커버링을 통해 주가가 정상 수준을 회복하는 것인데 인위적으로 상환요구를 할 경우 나중에 주가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