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거래는없이 呼價만 들썩 "실매매가, 몰라요"

■ 집값 급등 강남·분당·용인을 가다<br>같은 집도 중개업소따라 수천만원서 1억이상차이<br>팔사람도 살사람도 없어 "당분간 가격하락 힘들것"

“거래될 매물은 없고 가격은 계속 올라만 간다.” 12일 집값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ㆍ용인 지역에 대한 현장취재를 통해 알아본 부동산시장의 반응이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높은 호가 위주의 시장에서 집값 오름세가 당분간 꺾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남, “재건축 매물은 하늘의 별 따기”=정부가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을 통해 중개업소의 집값 부풀리기를 막겠다고 나서면서 강남권 부동산시장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권 3개 구에서 마땅한 매물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중개업소 사장들은 요즘 재건축아파트 매매만 기대해서는 월세 내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중에는 재건축 매물을 한건도 가지고 있지 못한 업소도 많다. 재건축아파트를 전문으로 하는 중개업소들이 문을 닫고 동맹휴업하는 것도 매물부족이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한달 새 1억원 이상 올랐다. 오는 7월 동시분양 참여를 앞둔 송파구 잠실 1단지 재건축의 경우 45평형을 분양받을 수 있는 아파트가 열흘 전 8억원에 실제 매매가 이뤄졌지만 현재 9억원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재건축을 앞둔 강남구 개포주공과 서초구 반포주공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강남권 시세는 실제 매매가라기보다는 대부분 호가이다. 반포동의 한 부동산 사장은 “거래가 어쩌다 한건이라도 이뤄졌다는 소문이 돌면 매물이 들어간 뒤 1주일 정도 지나서 5,000만원 정도 올려 다시 내놓는다”면서 “매물부족 때문에 거래 없이 연일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물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데는 양도세 부담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강남권에서는 아파트를 팔면 1억원 이상 양도세를 내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강남구 개포동 W공인 김모 사장은 “중개업소에 문의하는 사람들의 70~80%는 자신이 집을 팔면 양도세를 얼마나 낼 것인가를 먼저 물어본다”며 “양도세 부담액이 1억원 이상 된다고 하면 아무 말 없이 되돌아간다”고 말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강남권 집값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송파구 잠실동 R공인 김모 사장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남발, 시장의 내성을 길렀다”며 “절대적인 매물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확실한 공급확대 대책이 아니고서는 집값 잡기는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당ㆍ용인, “매매가 아무도 모른다”=용인 성복동에 위치한 한 중개업소 사장은 시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우리도 모른다”고 딱 잘라 말했다. 똑같은 아파트라도 이 중개업소와 저 중개업소에서 제시하는 매매가격이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유는 활발한 거래는 없이 호가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용인 신봉동 신LG공인의 임정신 사장은 “국민은행에 시세를 제공하는 중개업소간 매매가가 1억원이 차이가 나서 국민은행 시세조사 직원과 한참동안 토론했을 만큼 매매가를 중개업자건, 매도자건 종잡을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거래는 없고 가격상승만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한달간 거래를 한건도 못했으며 그 같은 상황은 인근 중개업소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하루가 멀게 오르는 아파트 가격 때문에 팔 사람도, 살 사람도 없다. 아파트를 팔고 싶은 사람도 가격급등으로 매물을 거둬들여 팔 물건이 없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아파트 가격상승은 다수의 거래를 통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수천세대 가구 중 한두 건이 거래되면 그 가격을 기준으로 재차 가격상승이 이뤄진다. 분당 정자지구 주상복합아파트인 파크뷰의 경우 50평형대 아파트가 지난해 8월 말 10억원선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건의 거래를 통해 16억원까지 숨가쁘게 올랐다. 용인 신봉동 GS자이 2차의 경우 50평형대 아파트가 5억3,000만원에 한번 거래되고 이후 7,000만원이 오른 6억원선에 거래가 한두건 이뤄졌다. 이후에는 바로 6억5,000만~7억원으로 매도호가가 껑충 뛰어올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급매물 없어 가격조정 힘들 것”=문제는 이렇게 오른 가격이 그대로 갈 것인지이다. 건교부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집값 랠리는 실거래가 상승이라기보다 호가 위주로 형성됐기 때문에 향후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호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집값이 거품이기 때문에 조만간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중개업자들은 급매물이 전혀 없다는 점을 꼽았다. 분당구 스카이부동산 관계자는 “과거 집값 거품이 가라앉을 때를 보면 수천가구 중 한두개?급매물이 나와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가격을 낮춘 매물도 없기 때문에 가격조정을 당분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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