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영나 관장 "박물관 좋은 전시는 사고의 틀까지 바꾸죠"

父親 이어 국립박물관장 오른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박물관은 전시가 중요합니다. 좋은 전시는 사고의 틀까지 바꿔놓는 혁신적 전환점이 되기도 하죠. 전시는 더 재미있게, 박물관은 더욱 편안한 곳으로 만들어 국립중앙박물관을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한 단계 도약시키고자 합니다. " 김영나(60ㆍ사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4일 용산의 한 음식점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운영 포부를 밝혔다. 김 관장은 "박물관장직이 뜻밖이었지만 영국 속담에 '국가가 부르면 가서 해야 한다'는 말을 생각하며 수락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김 관장의 전문성을 두고 문화계 일각에서 우려하는 데 대해 김 관장은 "특수한 분야의 전문지식과 박물관 경영은 별개의 문제이며 관장은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이끌기 위해 앞으로 나갈 방향에 대한 신념과 확신이 있어야 한다"면서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글랜 로리 관장도 이슬람 건축을 전공했지만 성공적으로 현대미술관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기획전은 그리스ㆍ이집트ㆍ잉카 등 서양문명전을 비롯해 동서양을 폭넓게 아우르는데 이를 반영해 우리 박물관과 유물을 새롭게 조명하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관장은 지난 15년간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로 한국미술사나 고고학 분야 연구자들과 교류를 지속해왔다. 향후 박물관 운영에 대해 김 관장은 '전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박물관장 시절의 경험을 보면 전통미술은 현대미술에 비해 정적이고 보수적인 경향이 있는데 전시가 관람객에게 사고의 틀을 바꿔놓는 혁신적 전환점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전시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중앙박물관이 딱딱한 느낌을 풍기는데 관람객은 쉬기도 하고 작가는 영감도 얻을 수 있도록 더 재미있고 편안한 박물관으로 바꿔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이 2005년 용산으로 이전한 후 지금까지는 안정화ㆍ확장세의 시기였다면 지금부터는 구체적인 부분을 보완해 규모나 관람객 수 측면에서 세계 10위권에 드는 박물관으로 질적 도약을 추구할 시기"라고 말했다. 따라서 조명 문제 등을 비롯한 박물관 전시 분야 개선과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김 관장은 초대 국립박물관장을 지낸 김재원(1909~1990) 박사의 막내딸로 국내 최초로 부녀(父女) 박물관장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부친의 영향으로 미술사를 전공한 그는 선친에 대해 "독일에서 공부하고 1940년대 귀국해 한국 박물관의 틀을 세웠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미군 열차를 빌려 문화재를 부산으로 피난시켰던 분"이라며 "매일 오후 외국 재단이나 관장에게 편지를 써 대외활동을 했고 늘 전문가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신 점을 가르침으로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차관급 정무직으로 정해진 임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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