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오락과 예술이 만난 영화잔치 풍성

전주 국제영화제 등 중소규모 영화제 잇달아<br>다양한 작품으로 블록버스터에 지친 관객 유혹

"이색적인 시선으로 세상과 만난다" 작품성과 재미 고루 갖춘 영화를 볼 수 있는 봄 영화제가 열린다.


'내 남자의 유통기한'

'아프리카 아프리카'

'오프사이드'

'달리스 지구'

봄은 영화계에게는 잔인한 계절이다. ‘예로부터’ 봄 극장가는 비수기의 절정으로 방학 시즌과 명절에 개봉하지 못하는 고만고만한 영화들이 한꺼번에 몰려 반짝 개봉하고 하나같이 별 재미 못 보는 게 당연시 돼 왔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극장가는 그만큼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풍성한 잔치판이다. 여기에 영화제라는 축제가 더해지면 그야말로 ‘화룡점정’. 영화제라면 으레 가을 부산영화제만 떠올리지만, 특색있는 각양각색의 중소 규모 영화제는 오히려 봄에 몰려 있다. 올 봄에만 눈에 띄는 영화제가 셋. 시와 영화인들의 이전투구로 몰락한 부천영화제를 제치고 국내 제2의 영화제로 성장한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이젠 어엿한 중견 영화제로 자리잡은 서울여성영화제와 환경영화제가 그것이다. 멀티플렉스에선 결코 맛볼 수 없는 색다르고도 의미있는 영화들로 블록버스터에 지친 관객들을 유혹한다. 영화가 즐거운 오락거리인 동시에 엄연한 ‘대중예술’임을 느끼게 해 줄 절호의 기회. ◇‘제2의 부산을 꿈꾼다’=‘자유’ ‘독립’ ‘소통’을 주제로 내건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전주시내 전역에서 펼쳐진다. 총 42개국 194편의 영화가 초청된 올해 전주영화제 개막작은 이란 감독 자파르 파나히의 ‘오프 사이드’. 여성들은 축구장에 들어갈 수 없는 이란에서 축구를 보고 싶은 여성들이 과감하게 남장을 감행한다는 내용. 영화제 측은 “스포츠에서 소외된 아랍계 여성들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밝혔다. 낯선 이방인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월드컵 열기를 절묘하게 엮어낸 선정이다. 일본 거장들의 신작이 대거 선보이는 것도 올해 전주영화제의 특징. 츠카모토 신야의 ‘혼몽’을 비롯해 구로사와 기요시의 ‘곤충의 집’, 스와 노부히로의 ‘퍼펙트 커플’ 등 작품들이 비경쟁 부문에 대거 출품됐다. 경쟁부문인 ‘인디비전’과 ‘디지털 스펙트럼’에서는 전주영화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재기발랄한 독립영화들이 한데 모인 축제의 장. www.jiff.or.kr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올해로 8회를 맞는 서울여성영화제는 6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신촌 아트레온극장에서 열린다. 33개국 97편이 초청된 올 여성영화제에선 지난 2년간 세계 전역에서 만들어진 여성감독들의 우수한 영화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올해 눈에 띄는 섹션은 ‘아프리카 특별전: 나의 아프리카들’. 한국에선 거의 소개된 적이 없는 아프리카의 영화들, 그것도 여성 감독의 영화들이다. 세네갈 출신 사피 파이의 ‘셀베’를 비롯해 60년대 이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가나 등에서 만들어진 13편의 영화들이 상영된다. 이와 함께 69년 비행기 납치극을 벌였던 팔레스타인 여성이 30년 후 평범한 주부로 살아간다는 내용의 영화 ‘레일라 카흐레드’, 레즈비언 혼혈 복서를 다룬 ‘밀리언 달러 블랙 다이크’ 등의 독특한 소재 영화들도 볼 수 있다. www.wffis.or.kr ◇‘영화로 보는 환경의 소중함’=서울환경영화제는 올해가 3회째. ‘널리 보는 세상’ ‘지구의 아이들’ ‘테마전: 에코 스포츠 – 걷거나 달리거나’ 등 총 6개 섹션을 통해 28개국 10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 ‘9시 5분’은 ‘나의 결혼원정기’의 황병국 감독 등 4명의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각각 불임, 아토피, 버려진 애견 등의 심각한 주제를 개성 넘치는 유머로 풀어낸다. ‘널리 보는 세상’ 섹션에서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반환경적 삶에 대한 비판과 환경 파괴로 인한 재해의 참혹함이 50여편의 영화를 통해 펼쳐진다. ‘회고전 서울 스펙트럼’에서는 자유부인(1956), 영자의 전성시대(1975),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등 흘러간 옛 영화를 통해 이제는 잊혀져 가는 옛 서울 도시의 흔적을 찾아본다. www.gffi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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