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AT&T 기업분할 새국면

'광대역부문' 컴캐스트社 인수제의 거부 미 최대의 통신회사인 AT&T가 케이블 TV회사 컴캐스트의 광대역 사업부문 인수제의를 18일 공식 거부함으로서 AT&T의 회사 분할을 통한 구조조정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AT&T는 18일 성명을 통해 컴캐스트의 인수제의를 거부하는 대신, '전략적이고 이익이 되는'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AT&T는 지난 84년 이래 광대역 사업의 인프라 구축에 1,000억달러 가까운 돈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 광대역 사업은 지난해만 5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골치거리로 전락했다. AT&T의 마이클 암스트롱 회장은 사태수습을 위해 AT&T를 4개 독립법인 회사로 분리한다는 복안을 마련했었다. 이동통신 부문은 이미 이달초 AT&T로부터 떨어져나갔다. ◇인수제의 거부 배경 및 향후 전망 컴캐스트는 AT&T의 광대역 부문에 가장 눈독을 들여온 기업. 지난 8일 컴캐스트가 인수를 제의했던 가격은 534억달러였다. 업계는 AT&T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컴캐스트측의 제의를 전격 거부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 시간을 벌면서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암스트롱 회장은 AT&T 광대역을 매물로 내놓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도 인수가를 높이면 매각검토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었다. 암스트롱 회장은 또 컴캐스트측에 컴캐스트의 인수희망가격이 AT&T 광대역의 현실가치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 가격 흥정의 여지를 내비쳤다. 광대역 부문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분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분사를 통해 악화된 기업의 자금 문제도 해결하고 일정 지분 소유를 통해 경영권 유지도 가능하기 때문. 다만 이 경우는 증시 상황이 급속히 호전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 현재 증시 여건에 비쳐보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한편 컴캐스트측이 인수가격을 높일 가능성에 대해선 업계의 논란이 있다. 컴캐스트가 광대역 부문을 인수하게 되면 케이블 TV 가입자수가 2,200만명에 이르러 미 반독점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인수가격을 무리하게 높이며 위험을 감수해갈 이유가 별로 크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타임 워너, 챠터 커뮤니케이션, 월트 디즈니 등 타 업체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암스트롱 회장의 입장 AT&T의 회사 분할안을 내놓았음에도 불구 암스트롱 자신은 광대역 부문 매각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광대역 부문을 매각하는 것은 자신의 최고 경영자로서의 사업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암스트롱 회장은 개인적으로 광대역 사업에 대한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만큼 이 사업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 실제 기업 서비스, 장거리 전화 부문은 지금 당장은 이윤을 내고 있지만 경쟁 심화로 인해 앞으로의 전망은 밝지 않은 점을 그는 회사 안팎에서 여러 번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광대역 부문만이 승부수를 던질 있을 수 있는 유일한 분야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즉 스스로 4개 회사 분할안을 내놓았음에도 경영 실패의 책임과 함께 껍데기만 남은 회사를 맡기 싫다는 것이 암스트롱 회장의 속마음인 것으로 일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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