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김영란법 계기로 로비스트 양성화도 함께 논의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추진을 계기로 로비스트 양성화 논의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을 비롯한 이익단체의 로비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로비스트를 양성화하지 않을 경우 김영란법은 시작부터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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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그동안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사를 포함할지를 놓고 논쟁을 키워왔다. 이는 사실 지엽적인 사안으로 국회가 심의 과정에서 법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부분적으로 수정하면 될 일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필요하고 또 가장 빈번한 공직자와 기업인의 만남을 어떻게 규정하고 처리할 것인가이다. 이대로라면 합법적인 로비스트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기업·정부·입법부 관계자 간의 만남이 위축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로비스트 양성화가 김영란법 시행과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로비스트 양성화의 핵심은 로비를 공개하고 직업적 로비스트를 허용하는 것이다. 현재 정부와 국회 등을 둘러싸고 수많은 로비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국민은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로비가 합법화된 미국은 로비가 통계 수치로 집계된다. 지난해 미국의 기업과 이익단체들이 백악관과 의회 로비에 쏟아부은 자금은 32억1,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했다. 진작부터 로비스트 양성화 논의가 있었지만 논의로만 그치고 만 것은 로비스트 양성화가 불법적인 로비 행위나 부정한 거래를 허용한다는 오해를 샀기 때문이다. 로비 활동은 공개를 통해 투명해지며, 투명해지는 만큼 부정부패 가능성은 감소할 것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도 충족된다. 언제까지 미룰 수만은 없다. 김영란법이 추진되는 지금이 한 묶음으로 엮이는 로비스트 양성화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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