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김태동씨 정책기획위원장 내정

김대중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영욕을 거듭했던 김태동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 다시 金대통령 곁으로 돌아왔다.金 전수석은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장 주목 받았던 인사 가운데 한사람. 金대통령의 15대 대통령선거 후보시절 핵심 경제브레인 역할을 했던 金 전수석은 경제수석에 부임한 후 84일만에 정책기획수석으로 자리를 바꿨고, 지난달 3일에는 그 자리마저 김한길 수석에게 내주었다. 金 전수석은 경제수석 당시 외환위기 극복 및 경제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경제부처 공무원의 독선과 비효율적 행태를 뜯어고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채우지 못해 부처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84일만에 정책조정과 기획업무를 주로하는 정책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金 전수석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라는 金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체계화하는데 주력, 이른바 「DJ노믹스」를 완성시켰다. 金 전수석이 특히 심혈을 기울였던 분야는 규제혁파. 1만1,000여개의 규제가운데 절반 가량을 없애는 작업의 일등공신이 바로 金 전수석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것이 오히려 「화근」이 됐다. 국회의원들의 「훼방」과 홍보대책 부족으로 말미암아 金대통령의 질책을 받았다. 이런 차에 국민연금·어업협정·의약분업 등의 문제가 터지고 이것이 정책혼선으로 비쳐지면서 정책조정업무를 맡고 있는 金 전수석에게 결정타가 되고 말았다. 金수석은 그러나 이번에 다시 정책기획위원장에 내정됨으로써 자신의 「포부」를 다시 펼칠 수 있게 됐다. 金 전수석의 부임과 함께 정책기획위의 역할도 경제중심으로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는 지금까지 새로운 천년의 준비 등 국가의 중장기정책을 포괄적으로 다뤄왔으나 앞으로는 경제개혁과 실업대책 등 경제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책기획위원들도 경제전문가들로 대폭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치밀하고 꼼꼼하면서 학구적인 金 전수석의 스타일에 비추어 볼 때 수석비서관보다는 정책기획위원장 자리가 더 맞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더욱이 金대통령의 신임도 여전한 편이어서 金전수석이 재벌개혁을 비롯한 경제개혁과 「DJ노믹스」 즉,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발전시켜야 한다는 자신의 소신을 나름대로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업무추진과정에서 정책기획수석실 및 경제수석실과 부닥칠 소지가 많은데다 金위원장내정자가 남과 융화하기 어려운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어 우려의 눈길을 보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권력층의 눈치보기 생리와 고답적인 정책메커니즘을 의식적으로 거부했던 「순수파」 金 전수석이 지난 두번의 좌절후 어떻게 변했을지 사뭇 궁금하다. /김준수 기자 J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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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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