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벌, 고객돈으로 계열사 지배권 확대

2001년이후 계열 금융사통해 보유지분 1.7배 팽창

재벌, 고객돈으로 계열사 지배권 확대 2001년이후 계열 금융사통해 보유지분 1.7배 팽창 지난 2001년 이후 재벌들이 계열 금융사를 통해 지배하는 기업이 4분의 1 이상 늘어나고 보유 지분은 1.7배나 팽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금융 계열사들의 의결권 행사도 적대적 인수ㆍ합병(M&A) 방지를 위해 사용된 경우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행사된 경우가 2.4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금융사 의결권 허용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9일 공개된 재벌들의 금융사 의결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담겨 있는 것으로 이 보고서는 지난해 관계 당국과 재계, 학계가 참여한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방지 태스크포스'에 보고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가 지정한 기업집단 소속 금융ㆍ보험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는 2001년 4월 114개에서 이듬해 4월에는 118개로 늘어난 데 이어 2003년 4월에는 다시 144개로 대폭 증가했다. 2002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18개 그룹만 해도 금융사를 통해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는 2002년 118개에서 2003년에는 135개로 확대됐다. 이들 기업집단 금융ㆍ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도 2001년에는 4.62%에 불과했으나 2002년 7.40%를 거쳐 2003년에는 2년 만에 1.7배인 8.06%로 팽창됐다. 특히 한화그룹은 2002년 5.34%에서 2003년 8.66%, 금호는 1.04%에서 6.24%로 각각 늘어나는 등 금융사를 거느린 19개 그룹 중 10개가 계열사 지분을 대폭 늘렸다. 보고서는 "2002년 금융사의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 완화로 계열사 주식 취득 유인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금융ㆍ보험사가 계열사 확장의 통로로 일정 부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지난 2002년 특수관계인 지분과 합쳐 30%까지 허용된 금융 계열사 의결권이 대부분 '적대적 M&A 방지'라는 당초 목적과는 달리 이용된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1월~2003년 7월말까지 행사된 금융사 의결권은 모두 193회로 이중 공정거래법상 M&A 방지 조항에 따라 사용된 경우는 70회였다. 반면 의결권을 쓸 수 있는 다른 경우인 ▦금융ㆍ보험업 영위를 위한 주식 취득 ▦보험자산 운용ㆍ관리의 목적으로 쓰인 경우는 169회로 M&A 용도의 2.4배를 넘었다. 'M&A 방지 조항'들이 당초 목적대로 기능하고 있는 지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2002년 4월~2003년 9월 삼성그룹의 삼성투신과 4개 뮤추얼펀드의 의결권 행사된 11건 모두 임원(사외이사, 감사 포함) 선임을 위한 것으로 대주주 추천 인사 선출용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2006년부터 금융 계열사 의결권 행사 폭을 현재의 절반인 15%로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선진국처럼 의결권 행사 자체를 금지한다는 게 공정위의 구상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5-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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