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은행 해외자산 대량매각

결산앞두고 美국채등 5년만에 가장 큰규모일본의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금융기관들이 3월말 결산을 맞아 미국 재무부채권(TB) 등 해외자산을 대량 매각, 본국으로 송금하고 있다. 일본의 해외자산 매각 규모는 지난 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일본 은행들이 TB를 대량 매각함에 따라 미국 채권시장이 이달 들어 하락 압력을 받고 있으며, 일본 엔화는 매수 수요가 생겨남으로써 지난해말 이후 지속됐던 하락추세를 멈추고 3월말까지 안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4월 이후부터 엔화가 하락기조로 돌아서 1달러당 140엔을 향해 내려가고, TB 시장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의 해외자산 순매각 규모는 3조700만 엔(231억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1,430억 엔 규모의 해외자산을 순매입했던 것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일본의 지난 1월 해외자산 순매각 규모는 월별로 지난 5년만에 가장 큰 폭인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금융기관의 해외자산 대량 매각은 일본 주가가 18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발생한 엄청난 자산 손실을 메우고, 엔화가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외화표시 해외자산을 엔화로 전환할 때 환차익이 커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욕 금융가는 일본 금융기관들이 미국 정부가 발행한 TB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TB 대량 매각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톰 번 이사(국가신용등급 담당)는 "일본의 해외자산 매각으로 TB 시장이 상당한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본 경제가 단기간에 파국으로 치달아 해외시장을 교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지난주에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고, 이에 일본 국채(JGB) 가격이 하락, 일본 금융기관들의 해외자산 매각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편 일본 뱅킹 시스템이 악화되면서 일본은행들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단기자금을 차입할 때 웃돈(프리미엄)을 더 주는 현상이 다시 발생하고 있다. 이 프리미엄은 이달들어 발생했는데, 런던 은행간 금리(LIBOR)에 0.12~0.13%의 가산 금리를 붙여야 일본 은행들이 자금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은행들은 일본 은행의 부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프리미엄을 주어도 대출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밝히고 있다. 이른바 '저패니스 프리미엄'은 지난 97년 아시아 통화위기와 야마이치 은행 파산으로 최고 1.5%까지 치솟았었다. 그러나 뉴욕 월가의 채권 딜러들은 최근 개정된 일본 은행법이 해외 투자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회계연도가 끝난후 4월부터 일본은행들이 고수익을 보장하는 TB 시장으로 다시 몰려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도 4월 이후 엔화자금의 역류로 엔화 하락세가 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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