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감원,25개은 상반기 가결산

◎부도태풍 은행권 강타… 778억 적자/10개은 무더기 손실,타은행도 순익급감/회수의문여신 13조… 이자부담 연1조/대손충당금 2.5배나 늘어 1조5천억부실기업의 부도여파가 본격적으로 은행권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중 시중·지방은행의 전체 수지가 7백78억원의 적자를 기록, 은행업 전체로는 손해보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수지상황이 이같이 악화된 것은 올초 한보부도 이후 삼미 진로 대농 한신공영의 잇따른 부도로 무수익 여신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대손충담금이란 여신액중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비용처리하기 위해 쌓아야 하는 돈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총 6천73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1조5천3백7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배나 늘었다. 올들어 대형 재벌기업들의 잇따른 부도로 회수가 어렵게 된 은행권 여신액은 ▲한보 3조4천억원 ▲삼미 1조3천7백60억원 ▲진로 1조2천22억원 ▲대농 6천27억원 ▲한신공영 7천2백78억원 등 모두 7조3천억원을 넘는다. 또 최근 부도방지협약대상으로 선정된 기아그룹의 은행권 여신 5조3천억원을 합할 경우 그 규모는 13조원에 육박한다. 이들 부실기업의 경우 제3자인수나 기업정상화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무수익 여신으로 인해 은행권이 부담해야할 이자만 해도 연간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감독원이 17일 발표한 25개 시중·지방은행들의 상반기 가결산 결과, 무려 10개 은행이 무더기 적자를 기록했고 흑자를 기록한 나머지 은행들도 대부분 지난해에 비해 흑자폭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종합주가지수가 지난해 12월 평균 6백90.6에서 올 6월 평균 7백5.2로 회복되고 유가증권평가(매입가와 시가와의 차이) 충당금의 최저적립비율이 지난해 50%보다 낮은 40%로 완화돼 유가증권평가충당금이 지난해 6천9백78억원에서 올해 1천9백68억원으로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부문별 업무이익의 증감내역을 보면 총자금 운용량이 전년보다 20.5% 증가했으나 거액여신의 부실화로 이자부분 이익은 외형증가에 못미치는 8.9% 증가에 그쳤다. 신탁부문도 부실여신의 여파와 주식투자 실패(작년 상반기 4백68억원 매매이익에서 올 상반기 22억원 손실)로 외형이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했으나 이익은 4.0%(6천2백8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비이자부문에서도 수수료 및 외환매매익 수입은 20%정도 증가했으나 주식 매매익이 지난해 상반기의 8백14억원 이익에서 올해 1백62억원의 손실로 전환돼 전년대비 3.7%(8천8백30억원) 증가라는 부진을 보였다. 이처럼 거액 부실여신에 짓눌려 허덕이고 있는 은행권에 최근 다시 기아그룹 부도방지대상 선정이라는 메가톤급 빚더미가 얹혀져 당분간 국내은행의 수지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거의 모든 은행이 기아그룹에 빠짐없이 수천억원대의 대출을 안고 있어 대기업 부실이 곧바로 은행권 전체 부실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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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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