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등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연립여당인 자민, 공명당과의 협의기구 설치를 제안했다.공산당의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은 10일 베이징을 방문한 누카가 후쿠시로자민당 간사장, 기타가와 가즈오 공명당 간사장과의 회담에서 총리 신사 참배에 대해 “중국 인민은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양국 집권당 간 협의기구를 설치해 역사 문제를 계속 협의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누카가 간사장은 “양국 여당 사이에 역사 문제에 대해 공통 인식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며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총리의 참배 의도는 “전몰자에 대해 경의를 표함으로써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부전(不戰)의 맹세”라며 중국측의 이해를 요청했다.
중국측 제안은 한국과 일본간에 정부가 후원하는 민간 공동위원회가 역사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정치적 협의 방식이어서 진척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차오깡촨 중국 국방부장은 10일 베이징에서 모리야 다케마사 일본 방위청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중국과 아시아 각국의 분노를 이해했으면 좋겠다”며 양국간 해군 함정 상호 방문을 다시 연기할 뜻을 밝혔다.
중국은 원래 2002년 5월 군함을 일본에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이 해 4월 고이즈미가 야스쿠니를 참배하자 계획을 취소했고, 지난해 9월 방위청 장관 방중시 군함 교류를 조속히 하기로 한 바 있다.
<도쿄=신윤석 특파원 ysshin@h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