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리에 우는 서민] 2부 <2> 변하지 않는 보험사의 금리 편취

보험료 담보 약관대출도 3%P 넘는 가산금리 "배짱 영업"<br>시중금리 변동과 상관없이 약관대출 금리 '입맛대로'<br>최고 年11~12%에 고정, 연체율도 계속 하락 추세<br>금리 낮출 여력 생겨 "당국 원가조사 작업 필요"



지난 2005년부터 월 8만5,000원씩 보장성 보험에 돈을 부어온 직장인 김모(37)씨. 급전이 필요해진 김씨는 오랫동안 가입해온 보험을 해약하기가 너무 아깝던 차에 이를 깨지 않고도 빌려 쓸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설계사를 찾았다. 하지만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다. 힘들게 부어 저장해놓고 잠깐 돈이 필요해 당겨 쓰는 것인데 금리가 연 8%에 달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해약시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의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는데도 신용대출과 금리가 비슷하다는 말에 씁쓸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보험사는 돈을 떼일 걱정이 없는데 말이다. 보험사도 이자놀음을 한다. 아니 다른 금융회사보다 오히려 독하다. 대표적인 것이 약관대출이다. 약관대출은 보험료를 담보로 대출 받는 것으로 은행의 예금담보대출과 비슷하다. 그런데도 3%포인트를 넘는 가산금리는 내려올 줄 모른다. 약관대출 자체의 금리 수준도 크게 변화가 없다. 더욱이 보험사의 대출 연체율이 계속 낮아져 가산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음에도 배짱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요지부동 약관대출 금리…기준금리를 비웃다=생명보험사의 약관대출 최고 금리를 보면 절로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시중금리가 어떻게 변하든 약관대출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시중금리가 떨어지면 가산금리를 높여 수익을 보전하고 시중금리가 낮아져도 가산금리는 그만큼 조정하지 않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한국은행의 자료를 보면 생보사의 약관대출 최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11~12%에 고정돼 있다. 2005년 7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연 12.07%로 동일하다. 이후 최고 금리는 12.32%까지 올랐다 2009년 들어 연 12.21%를 거쳐 12.04%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2009년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2.25%로 사상 최저 수준을 적용할 때다. 이쯤 되면 약관대출 기준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아니라 보험사의 '입맛'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 들어 최고 금리가 11%대로 낮아졌지만 3월부터 5월까지 최고금리가 3개월째 연 11.48%로 움직임이 없다. 조금씩이라도 매달 변하는 다른 금융권과 사뭇 비교된다. 약관대출 최저 금리도 2005년 이후 줄곧 5%대를 유지해오고 있다. 금융위기를 맞아 6%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큰 변동이 없다. ◇가산금리 여전히 3%포인트=약관대출 금리는 연 5~11% 수준. 하지만 가산금리는 천차만별이다. 올 들어 금융 당국이 약관대출 가산금리 비교공시를 추진하면서 금리인하를 유도했지만 별다른 효험이 없다. 확정금리형 기준으로 흥국생명은 최고 3.7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인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아비바생명도 최고 3.5%포인트를 적용하고 동양생명도 3.25%포인트나 된다. 생보사 '빅3' 중 하나인 대한생명마저 2.9%포인트에 이른다. 손보사 중에는 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최고 3%포인트(금리연동형 기준)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약관대출은 이제 연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당국은 지난해 10월 약관대출이 문제가 되자 연체이자를 없애고 연체 대상에서 이를 제외했다. 아예 연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평소 4%대였던 약관대출 연체율은 3월 1%로 급전직하했다. 금감원의 관계자는 "(연체 제외로) 수익에 직접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어 보험사의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보험사는 3%포인트가 넘는 고리의 가산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약관대출은 해약환급금의 50~90% 수준에서만 이뤄지고 담보가 있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높을 이유가 없다"며 "가산금리가 싼 곳에서 약관대출을 받기 위해 도중에 보험사를 옮길 수도 없어 당국의 원가조사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타 대출도 연체율 낮아져=보험사의 대출 금리를 따지는 이유는 낮아지는 연체율도 주요 원인이다. 부동산대출 연체율은 하락세고 신용대출 연체율도 1%를 밑돌기 때문이다. 대출금리에는 금융사의 손해 부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연체율이 떨어지면 금리를 낮출 여력이 생긴다. 생보사의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결산 결과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은 0.78%였고 손보사는 0.7%에 그쳤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각각 0.89%와 0.79%로 1%가 되지 않는다. 보통 보험사의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는 은행권 대비 비슷하거나 0.5%포인트가량 높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보험사의 대출 연체율이 낮은 수준인 만큼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