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컴」세대의 편식증/김주용 고려산업개발 사장(로터리)

19세기를 산업혁명의 시대로 규정하는 것처럼 20세기는 「정보혁명」의 시대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기계적인 생산력의 발전이 생산구조와 사회구조, 문화의 양상까지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던 전례에 비추어 「정보화시대의 도래」는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예측하게 한다.정보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빨리 획득해내는가가 국가의 경쟁력과 산업의 존폐, 심지어는 개인삶의 질까지도 결정할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엄청난 변화를 주도한 것은 바로 컴퓨터다.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이후 본격적으로 소개되고 보급되어온 컴퓨터는 이제 우리 일상에서 결코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사용범위가 확대되었다. 컴퓨터를 직접 조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컴퓨터가 가져오는 각종의 정보와 서비스의 혜택은 무의식중에라도 받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컴퓨터의 단순한 이해와 보급을 넘어 적극적인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보다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의 보급노력이 활발하다. 어린이들에게도 일찍부터 컴퓨터에 대한 이해와 친근감을 높이고 국제감각을 심어주자는 취지의 어린이 인터넷보급운동이 한창이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캐치프레이즈 또한 고무적인 일이다. 바람직하고 유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적극 수용하는 자세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과제이자 지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가 몰고온 일련의 새로운 문화, 사고의 양식에는 일면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편리와 이기에의 지나친 편중은 어렵고 수고스러운 일에 대한 경멸과 하대를 낳고 컴퓨터에의 지나친 몰입은 사람들을 자기만의 밀실­타인과의 교류가 단절된­로 고립시킨다. 요즈음 청소년들중에는 컴퓨터매니아들이 많다고 한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컴퓨터만능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컴퓨터중독증이라는 신종 정신병이 출현하고 청소년들에게 고전같이 다소 인내를 요하는 독서취향은 점차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어릴적부터 컴퓨터를 접하게 하고 적극 활용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나 컴퓨터는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문명의 이기라는 점을 먼저 인식하도록 하면서 교육의 출발을 삼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컴퓨터를 점점 더 많이 사용하는 편리한 시대를 살아갈 것이다. 이 행복한 시대에 가치의 부재, 가치의 전도현상을 경험하지 않도록 조화를 이루는 노력을 이야기하고 싶다.

관련기사



김주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