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증시에 참여한 외국인 투자가의 입장에서는 원화강세가 고맙다.
이들 외국 투자가들은 원ㆍ달러 환율하락으로 가만히 앉아서 환율 변동폭만큼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환율하락으로 외국인 자금이 물밀듯이 들어오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원화강세로 상장ㆍ등록기업의 실적둔화와 주가하락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그에 따른 손실이 환율 하락으로 인한 환차익보다도 크다면 국내증시에 투자할 메리트가 없다.
다만 최근 흐름상 달러약세는 전세계적인 기조여서 원화뿐 아니라 여타 국가 통화들도 모두 강세를 보인다는 점이 위안이다. 경합국가의 수출경쟁력이 한국에 비해 강화될 소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박천웅 모건스탠리증권 리서치헤드는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통화가치가 상승하는 국가에 투자하면 환차익을 거둘 수 있어 손해보지는 않는다”면서 “외국인은 단기적 환율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보다는 아시아 머니 블록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펀드조사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달러약세(원화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된 지난 4~10일 한국 관련 4개 해외 주식형 펀드로 2년6개월 만에 최대규모의 자금(17억8,300만달러)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로 인한 외국인의 비달러화 표시 자산 선호는 (외국인 투자가의) 본격적인 순매도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추겠지만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것인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달 초 한국 관련 해외펀드로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긴 했지만 외국인은 무조건적인 순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국가별 모멘텀을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4월 말 이후 외국인이 종합주가지수 800포인트 중후반에서는 줄곧 관망세나 매도우위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