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가치투자 백화점을 만들겠다."
이채원(사진) 한투밸류운용 부사장은 "'10년투자'라는 절대적 가치투자 상품으로 수익률과 신뢰를 쌓아오다 지난해 상대적 가치투자 상품인 '밸런스'를 내놓았다"며 "연내 배당 가치주 펀드와 중소형 가치주 펀드를 신규 출시해 가치주 상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적인 부분을 떠나 양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한투밸류운용의 위상이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게 이 부사장의 솔직한 평가다. 그는 "상품 라인업을 강화해 종합 가치투자 대표 운용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타일별 가치주 상품군을 확대해 궁극적으로는 가치투자 백화점을 만들겠다는 게 이 부사장의 장기 비전이다. 국내 상품군이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경우 해외 투자, 국내 상품의 해외 판매 등 해외 진출도 고려할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 "절대 지구는 멸망하지 않는다"는 말로 요약했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는 위기는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경기가 불같이 살아날 가능성도 없다는 게 이 부사장의 지적이다. 그는 "시장은 급락도 급등도 없는 박스권에 완전히 갇힌 상황으로 글로벌 저성장 속에 지금은 일단 쉬어야 할 시기"라며 "이 난세를 구할 슈퍼 영웅은 없다. 올해는 말 그대로 '별일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증시가 박스권을 오가며 종목 간 키 맞추기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치 대비 너무 싸거나 저성장 시대에서도 조금이라도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받아 오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으로는 삼성전자ㆍCJㆍ고영ㆍ영원무역ㆍ아이디스 등을, 저평가 가치주로는 KT와 SK를 꼽았다.
지주사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이 부사장은 "더 이상 팔 우물이 없는 시대가 오면 고인 물이라도 정화해서 마실 수밖에 없다"며 "영원히 고성장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그동안 쌓아 올린 성장의 결실을 일시에 취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것이고 그동안 여러 계열사를 통해 곳간에 쌓아놓은 돈이 많은 지주사들이 재평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속 성장 시대에는 지주사보다 개별 계열사들의 성장 메리트가 커 이들에 대한 투자가 집중됐고 지금도 주요 지주사들의 거래 가치는 계열사들보다 떨어진다. 이 부사장은 "성장이 정체되는 시기에는 우량 계열사를 보유해 자산가치가 높은 지주사들이 제값을 받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