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브리지는 올해 말께 제일은행을 인수하면 미국에서 경영진을 뽑아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30일 정부 관계자는 『금감위가 지난 17일 뉴브리지와의 제일은행 매각협상을 매듭짓고 투자약정서(TOI)를 체결함에 따라 금감위의 역할은 사실상 끝났다』며 『예금보험공사에 후속 협상권을 넘겼다』고 밝혔다.
예금공사는 지금까지 제일은행에 5조7,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자한 최대주주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 매각협상은 현재 대주주와 향후 대주주라는 시장참여자간의 타협에 맡겨지게 됐다. 뉴브리지는 협상이 타결되면 5,000억원을 투자해 정부보유 주식 가운데 51%를 인수, 경영권을 행사한다.
예금공사는 지난 9월29일 뉴브리지 및 어드바이저그룹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협상일정을 점검했다.
뉴브리지와 예금공사는 올해 말까지 제일은행에 대한 자산과 부채를 확정짓고 본계약을 체결, 신규자금 투입 등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양측간 협상에서는 제일은행 자산 가운데 뉴브리지가 인수할 부분과 정부에 매입(풋백옵션)을 요구할 부분에 대한 기준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금공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부실과 이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문제도 협상의 쟁점』이라고 말했다. 예금공사는 해외매각을 앞두고 직원들의 기강이 흔들려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현상이 불거질 소지가 높다고 보고 뉴브리지와 공동으로 모니터링팀을 파견, 엄중히 감시하는 한편 적발되는 임직원은 관계당국에 징계를 요청키로 했다.
한편 뉴브리지는 제일은행 매입협상이 타결돼 대주주가 되는 즉시 미국에서 새로운 경영진을 데려와 경영을 맡길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외국인 위탁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은행과 함께 2개 시중은행이 외국인 행장을 맞이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뉴브리지가 미국 금융가의 퇴임 경영진에 대한 인력정보를 미리 확보해놓고 대상인력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행장뿐만 아니라 상당수 임원이 외국인으로 채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복기자SBHA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