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이 투자나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창투 조합이나 프로젝트 펀드에 출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5일 창투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을 위주로 한 상장사들이 투자 목적이나 인수ㆍ합병(M&A) 등을 염두에 두고 창투사와 손잡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두둑한 현금을 밑천 삼아 새로운 수익사업을 찾아 나서는 상장사가 적지 않아 현재 3% 수준인 대기업의 창투 조합 출자 비중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조합 출자 시 법인세 등 세제 혜택도 유인책이다.
도용환 스틱아이티투자 사장은 “최근 상장사들이 창투사를 직접 찾아와 유관 업종의 유망한 기업 물색을 타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창투사의 투자 노하우를 살리려는 상장사의 수요가 증가추세”라고 전했다.
실례로 한 에너지 업체는 최근 비상장사 가운데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유망 업체를 투자해 달라고 스틱아이티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 사장은 지난 2000년 7월에 LG전자와 함께 결성해 이달 초에 해산한 300억원 규모의 펀드가 고 수익을 내면서 여러 기업들로부터 투자제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LG전자 쪽에서 전체 조합 규모의 93%를 출자한 이 펀드의 최종 수익률은 345%로 벤처거품기에 조합이 결성됐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틱아이티는 이 조합 해산으로 41억원의 성과급을 포함해 총100억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술투자도 지난 6월에 크라운 등과 펀드를 결성하는 등 대기업과의 연대 투자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재 매각하는 형태의 특수목적 펀드나 PEF(사모투자펀드)에 출자하는 대기업도 많다.
한 대형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바이아웃(buy-out)형태의 프로젝트 투자가 많다”며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투자할 기업의 경영에 관여할 여력이 되는 전략적 투자자로서 대기업을 택하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에는 싹수 있는 협력업체를 키울 요량으로 펀딩에 참여하는 상장사도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