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스캔 e사람] 이행일 LGIBM 상무

지난해 1월 LGIBM의 개인용 컴퓨터(PC)사업본부장으로 이행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옮겨오자 회사 안팎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82년 LG전자 입사 이래 줄곧 재무, 회계 업무만 맡아온 이 상무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PC영업의 사령탑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이 상무는 본부장을 맡은 첫해인 지난해 전체 PC시장이 5% 이상 줄어드는 악조건에도 불구 PC부문 순익을 전년보다 2배 이상 끌어올렸다. LGIBM은 올해 노트북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려 확고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HP를 제치겠다는 도전장을 낼 정도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사내외 평가가 확 달라진 것은 물론이다. 성공의 비결을 묻자 이 상무는 PC영업의 경우 재무업무와 비슷한 면이 많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PC사업의 경우 마케팅전략도 중요하지만 재무에 대한 감각도 중요하다”며 “기술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비용과 재고를 줄여 수익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PC의 경우 새로운 기술이나 장치가 나오면 기존 제품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코스트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수익 위주로 회사를 재편하는 것과 함께 이 상무는 LGIBM 출범 6년만인 지난 연말 미국 IBM사를 설득, 로컬 브랜드를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브랜드인 `씽크패드`와 별도로 로컬 브랜드 노트북 `x노트`를 출시, 첫 달에만 2,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LGIBM은 올해 180만원대의 실속형 씽크패드를 내놓는 것을 비롯 40여종의 노트북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성능은 좋지만 비싼 제품`이란 이미지를 벗고 20대 초반의 대학생부터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까지 모든 계층을 포괄한다는 전략이다. 노트북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다소 떨어지는 데스크톱의 경우 양동작전을 구사할 방침이다. 이 상무는 “이달 말에 고부가ㆍ고기능 초슬림형 제품을 내놓는 한편 조립제품과 가격차가 크지 않은 실속형 제품 판매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간의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였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LGIBM은 데스크톱 시장에서도 15%대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TV홈쇼핑 진출에 대해 그는 “홈쇼핑 판매의 경우 손해를 봐가며 돈으로 점유율에 사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당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수익없는 채널에 제품을 공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지난 93년 10년을 끌어오던 LG전자의 TV 덤핑수출 재판의 합의를 이끌어내 회사에 2,200만달러의 수익을 안겨준 것을 가장 보람 있는 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PC 시장에서 LGIBM이 확실한 선도기업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당시보다 기쁨이 더 클 것 같다”며 올해의 포부를 밝혔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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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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