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기관] 1세대가 물러난다

「홍세표(洪世杓)와 나응찬(羅應燦)」.구조조정의 와중에서도 은행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하던 두 사람이 물러난다. 두명의 지방은행장도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퇴임할 것으로 알려져, 말 그대로 「은행권의 1세대」는 이제 전부 후선으로 물러나 앉게 됐다. 떠난 사람 뒤켠에는 신선한 이미지의 새얼굴이 등장하기 마련. 은행권에는 본격적인 주총시즌이 시작된 요즘 「2세대 행장」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신한, 羅행장 공백 메꾸기 작업 부산= 신한은행은 18일 나응찬(羅應燦)행장의 사퇴와 후임 행장 후보를 동시에 발표했다. 8년이란 긴 세월동안 羅행장이 차지했던 위치를 설명해주는 대목이자, 공백을 최소화하자는 의도다. 羅행장 자신도 용퇴를 결심하면서, 은행발전의 영속성을 위해 내부승진을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인호(李仁鎬)전무의 책임은 이런 측면에서 더욱 무거워진다. 李행장후보는 43년 대전출신으로 지난 67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뒤 상업은행에 입행했으며, 대구은행으로 거쳐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신한은행의 공백메꾸기는 이번 주총을 계기로 완결될 전망이다. 우선 부행장제도가 신설된다. 후임 부행장(1~2명)에는 고영선(高永善)전무나 최영휘(崔永輝)상무가 거론되고 있다. 高전무는 신임행장의 리더십 확보를 위해 자회사 등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상임이사회 제도도 폐지된다. 행장을 포함한 2~3명의 상임이사와 사외이사 2~3명, 주주대표 비상임이사 5~6명 등으로 집행위원회가 대신 구성된다. 감사에는 강희문(姜喜文) 전 은행감독원 검사1국장이 추천된 상황. ◇최대 관심사는 외환은행= 「洪행장의 뒤는 누구인가」. 은행권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외환은행의 후임행장이다. 은행권에서 차지한 위치만 놓고 보면 洪행장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6명으로 구성된 외환은행 경영자선정위원회(위원장 이강환·李康煥생보협회장)는 이미 두번이나 회의를 가진 상태. 19일에도 회동을 가진다. 아직은 후보군을 뚜렷하게 좁히지는 못했지만, 대략 10~15명 정도가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인선위원들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주말께면 2명 정도로 후보가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선위원들 사이에서 행장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외환은행 출신과 외부영입 등 크게 두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은행내부 및 은행출신. 외환은행 상무를 역임한 이영우(李英雨)수출보험공사사장과 전무를 지낸 조성진(趙成鎭)씨 등이 당사자. 3명의 현직 상무가 승진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서도 다양한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한 인선위원은 『현직 은행장도 거명되고 있다』고 설명. 양만기(梁萬基)수출입은행장과 위성복(魏聖復)전 조흥은행장, 신인식(申仁植)상은리스 사장 등이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신명호(申明浩)전 주택은행장도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물중 하나. ◇조흥은행장은 시간이 지나야= 강원은행-현대종금과의 합병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조흥은행의 행장은 아직 안개속. 이런 상황을 반영, 이강륭(李康隆)행장대행이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본점이 대전으로 옮겨가는 점을 감안하면 뜻밖의 인물이 나올 수도 있다. ◇지방은행장은 상당부분 확정= 부산과 경남은행이 관심이다. 부산은행은 22일~23일 사이 행장추천위원회를 열어 후임행장을 결정할 예정이며, 경남은행도 20일께 후임행장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연형(李練衡)부산은행장의 후임에는 김경림(金璟林) 전 은행감독원 부원장보가, 경남은행에는 박동훈(朴東勳) 전 상업은행 상무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은행은 각각 26, 2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을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기타은행도 주총 통해 임원 물갈이= 하나은행은 19일 주주총회에서 감사를 제외하고 현재 8명인 상임임원 가운데 김승유(金勝猷)행장과 윤교중(尹喬重)전무, 이철수(李喆壽)전무, 천진석(千振錫)충청하나은행대표 등 4명을 상임이사로 선임하고 나머지 4명은 집행이사로 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9명인 비상임 이사에 2명을 추가 선임, 이사회 구도가 상임이사 4명과 비상임이사 11명으로 바뀔 전망이다. 한편 스톡옵션과 관련, 은행 고위 관계자는 『주택은행 수준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은행은 담당부행장과 상임감사에게 5만주, 집행부행장에게 3만주를 부여, 오는 2002년 이후 3년 이내에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이날 주총에서 98회계연도 결산결과를 보고하는 한편 주주들에 대한 8% 배당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미 부행장 2명이 조기 퇴진의사를 밝힌 주택은행도 이번 주총을 계기로 새로운 경영진의 틀을 갖추게 된다. 【김영기·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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