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TK·고대 라인 대거 검찰 요직에…수도권 출신도 부상

[한국의 新人脈] <2부>파워그룹, 파워인맥 3. 법조계를 움직이는 사람들<br>검사장급 고위간부 'TK·수도권'이 절반 웃돌아<br>고대 출신은 5년전 1명서 10명으로 늘어 괄목상대<br>법무부장관·검찰총장은 여전히 서울대가 주도

참여정부와 이명박(MB) 정부의 검찰 인맥 차이는 대구∙경북(TK), 고대 출신의 강세와 부산∙경남(PK) 출신의 약세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3년차였던 지난 2005년과 이 대통령 집권 3년차인 2010년의 검사장 분포를 분석하면 명확해진다.

참여정부 시절 호남과 PK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며 검찰을 쥐락펴락했다면 MB 정부에서는 TK 출신과 고려대 인사들이 검찰 인맥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지난해 취임하면서 지연ㆍ학연을 타파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학연ㆍ지연이라는 거대 조류의 힘은 여전히 검찰 조직을 좌우하는 막강 파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한목소리다.

◇검찰 실세로 등장한 TKㆍ고려대 인맥=10일 현재 법무부•검찰의 검사장급 고위간부는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총 54명이다. 이 가운데 TK 출신(12명)과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출신(16명)이 총 28명(51.8%)으로 절반을 웃돈다.

2005년 총 46명의 검사장급 인사 중 단 1명에 그쳤던 고려대 출신은 현재 10명이나 된다. 그야말로 괄목상대다. MB 정부 들어 고대 출신이 관가와 정치권 등에서 실세 자리를 차지하는 현상이 검찰에서도 그대로 통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중앙수사부장과 대검 공안부장, 법무부 감찰국장 등 이른바 검찰 '빅4'로 불리는 검찰 요직 네 자리 중 두 자리는 'TKㆍ고려대' 라인이 꿰차고 있다. 바로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과 최교일 법무부 감찰국장이다. 노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우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대검 중수부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검찰 수사의 중추 역할로 부상하고 있다. 'TKㆍ고려대' 라인이 MB 정부 검찰 조직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지검장은 한명숙 전 총리의 5만달러 불법정치자금 수사 사건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검찰 '빅4' 자리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유임했다. 검찰 내 복잡한 상황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정권 후반기 대통령 친인척 사정 수사가 불거질 가능성을 감안하면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TKㆍ고려대 라인을 검찰 최전선에 그대로 배치해야 한다는 청와대의 판단이 깔려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충남 예산, 충남대 출신의 김홍일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 출생, 서울대 출신의 신종대 대검 공안부장의 경우 지역 안배를 고려한 인사로 분석된다. 신 검사장의 경우 이번 정부 들어 크게 주목 받는 서울 출신 인맥의 도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 사태 전후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 물망에 오르다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 또한 대표적인 검찰 TK 인사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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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부상하는 수도권 출신 검찰 인사=2005년과 2010년 검사장들의 학연•지연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TKㆍ서울ㆍ고려대 출신의 비약적 발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출신 인사들의 부상이 눈에 띈다.

2005년 당시 검사장급 이상 46명의 경우 호남과 PK 출신이 각각 12명과 11명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TK와 충청이 각각 7명, 강원, 제주가 각 1명 순으로 나타났다. 당시 '빅4'는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PK가 2명, TK 1명, 제주 1명이었다.

반면 2010년 54명으로 늘어난 고위간부는 호남과 PK가 각각 10명, 7명으로 주춤한 가운데 수도권 출신이 16명으로 5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TK는 7명에서 5명 늘어난 12명. 5년 만에 검사장의 지역 중심 축이 호남•PK에서 서울 수도권•TK로 바뀌었다.

대학별로는 2005년 서울대가 46명 중 37명으로 압도적 다수였다. 한양대와 성균관대가 각각 2명, 고려대•연세대•경북대•동국대는 각 1명이었다. 2010년 54명 중 서울대는 35명을 차지했지만 비율은 줄어들었다. 대신 고려대가 1명에서 10명으로 크게 늘었다. 연세대(3명), 성균관대(3명), 한양대(2명), 충남대(2명)가 뒤를 잇고 있다.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은 여전히 서울대가 주도=문민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 임명된 법조인 32명 중 서울대 출신은 78%(25명)였다. 나머지 7명은 모두 고려대였다. 그간 두 요직은 서울대와 고려대가 독식한 셈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TK 출신의 요람인 대구 경북고가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경기고 3명, 부산 경남고 3명, 광주 광주고가 3명 등이었다.

지역별로 법무부 장관은 총 19명(49∙53대 전남, 고려대 출신의 김정길 전 장관은 1인으로 간주) 중 호남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PK가 5명, TK가 3명, 충청이 2명 서울, 제주가 각 1명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 출신은 최경원 전 장관이, 제주 출신은 강금실 전 장관이 유일했다. 검찰총장의 경우 37대 김준규 현 총장이 최초의 서울 출신이다. 12명의 전 총장들은 PK, TK가 각각 4명으로 가장 많았고 호남이 3명, 충청이 1명 순이었다.

호남은 1997년 건국 이후 처음으로 김태정(부산 출신이지만 광주고 졸업, 호남 인맥으로 분류) 28대 검찰총장을 탄생시켰고 2001년 신승남 30대 총장, 2005년 김종빈 34대 총장 등 3명을 배출했다. 충청권은 32대 김각영 총장이 유일했다.

한편 군사정권 시절과 같이 검찰총장을 발판으로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하는 경우는 최근 10년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9년 김태정 전 장관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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