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종도 준설 매립지' 소유권 다툼 불붙나

인천시 "갯벌 퍼올려 조성된 땅… 市 몫 36만㎡ 돌려달라"

정부 "국유지, 지자체에 무상으로 넘겨줄 법적 근거 없어"

공항 가깝고 개발사업으로 가치 높아… 갈등 지속 예상

인천시가 갯벌을 퍼올려 조성된 여의도 면적의 2.5배에 이르는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일부를 시 몫으로 넘겨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맞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공유수면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인천시는 최근 인천시 중구 중산동 일원의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315만6,450㎡ 가운데 36만200㎡을 인천시 소유로 넘겨줄 것을 해양수산부에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은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가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2조400억원(부지조성 3,403억원, 상부시설 1조6,997억원)을 투입해 체육시설과 상업시설, 근린생활시설, 의료관광시설 비즈니스 호텔, 관광호텔 등을 건립한다. 이 사업은 수도권 인근의 대규모 관광 개발사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1단계는 오는 2018년까지 부지조성공사를 마치고 2단계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건축 및 시설공사를 추진하게 된다.


인천시는 영종도준설토 투기장이 인천 앞바다에서 퍼올린 갯벌로 조성된 땅인 만큼 인천의 이익에 맞게 쓰여야 한다며 준설토투기장 일부를 인천시로 돌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유수면은 공유재산의 성격을 지니고 있고, 이중 일부를 개인 또는 국가가 선점해 공유수면의 가치 또는 이익을 독점해서 공공 자원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 땅은 공항에 인접해 있어 향후 다양한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관련기사



시가 최근 정부에 요청한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은 유보지 36만200㎡다.

정부는 그동안 인천항의 입출항 항로의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바다 밑의 흙을 퍼올려 왔다. 배가 들어오고 나가려면 일정 깊이 이상의 수심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긴 흙은 전부 바다 한 가운데 위치한 인천공항고속도로 중앙부에 버려졌다. 지금은 준설토 투기장이라는 이름으로 315만6,450㎡에 달하는 거대한 섬이 생겨난 상태다.

시가 요구한 땅은 아직까지 용도가 지정되지 않은 '유보지'다. 이 땅의 가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주소가 부여되지 않아 공시지가는 책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보지 바로 옆에 한상아일랜드 사업이 진행되는데다 공항과도 가까워 상당한 가치로 평가될 전망이다.

반면 정부가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지금까지 정부가 땅을 무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준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국유재산법상 국가 땅을 지자체에 무상으로 넘겨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 "인천시는 국가 땅을 무상으로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정부 부처와 사업계획을 세워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6·4 지방선거를 통해 재정위기 극복방안 중 하나로 이 땅을 확보해 활용한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항만법에 의한 기본, 기능, 지원시설은 전혀 없고 관광·위락·유원지시설 등으로 잡혀 있어 지자체와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