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인도로 몰려가고 있다. 중국 내 경쟁심화와 임금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중국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현지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 정부도 관세인하 등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어서 인도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중국의 컴퓨터 및 스마트폰 제조사 레노버는 인도 현지업체인 플렉스트로닉스와 손잡고 첸나이시 남부에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레노버는 성명에서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시 인근 플렉스 공장에서 레노버와 모토로라 스마트폰을 조립할 계획"이라며 "연간 6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해 주로 인도 시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은 이미 모토로라의 '모토E' 등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레노버는 위축돼가는 PC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스마트폰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현재 인도 시장에서는 자사와 모토로라 제품을 합쳐 6%의 점유율을 보여 중국 업체로는 유일하게 톱 5에 올라 있다.
무섭게 성장하는 샤오미도 최근 인도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대만 제조업체 폭스콘과 함께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에 50억달러(약 5조9,325억원)를 투자해 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애플과 샤오미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은 이미 인도 현지에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선 중국과 달리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DC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2·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44%나 급증한 2,650만대를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 세계 3위인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아직도 중국에 비해 4년 정도 뒤처진 수준으로 스마트폰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IDC는 전망했다.
현지 유망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스냅딜이 최근 투자금 5억달러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대만 폭스콘이 각각 2억달러씩 투자하고 일본 소프트뱅크 등이 나머지 1억달러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알리바바는 스냅딜 투자를 통해 성장잠재력이 큰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 2007년 2억4,200만달러에서 지난해 약 40억달러로 8년 만에 20배 가까이 성장했다. 현재 20% 불과한 인터넷 보급률이 점차 증가하고 그만큼 온라인쇼핑 시장이 확대되면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앞으로 무한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5년 내 6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