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저성장 시대…금융자산 투자가 유리

패션에도 유행이 있듯이 재테크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고물가ㆍ고금리를 앞세운 고성장시대에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했지만 저금리ㆍ저물가ㆍ저성장 시대에는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금융 선진국인 미국의 예를 보더라도 지난 91년 장기채권금리 하락을 계기로 예금이나 채권의 투자메리트가 줄어들자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이나 뮤추얼펀드로 시중자금이 집중되면서 90년 이전까지 11∼12% 수준에 머물던 주식투자 비중이 2000년 3월에는 23% 수준으로 높아졌다. 우리나라도 선진국형 저금리ㆍ저물가ㆍ저성장 시대를 맞아 실물자산보다는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아지고, 금융자산 가운데는 예금이나 채권보다는 주식의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변화하는 경제 흐름에 맞추어 자산운용의 기본 틀을 바꾸고 재테크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다음 몇가지 사항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경제 흐름을 잘 타라 학교를 졸업하고 전세방에서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한 고향친구 두 사람이 있었다. 취직하고 또 결혼해서 저축을 하다가 한 친구는 주식에 눈을 떠서 주가 1,000포인트 시대에 수익을 만끽하다가 곧바로 부동산에 투자하여 80년대 말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재미보고, IMF사태 직후에는 고금리 금융상품과 이어지는 코스탁 열풍으로 일약 부자가 되었다. 반면에 다른 친구는 망설이며 눈치만 보다가 남들이 주식으로 재미를 보았다는 이야기에 뒤늦게 뛰어 들어 손해를 보고 부동산에 투자하였으나 부동산경기 하락으로 손해만 보고 나와서 코스닥에 투자하자 이번에는 코스닥 폭락으로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경제 흐름을 잘 타는 사람과 그렇지 않고 경제 흐름을 거꾸로 타는 사람 간에는 재테크 효과가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 밑에 시소를 놓아두면 원숭이들은 사과를 따먹기 위해 시소의 높은 곳으로 올라 간다. 가장 빨리 달려간 원숭이는 남들이 ?아오기 전에 재빨리 사과를 따 먹을 수가 있다. 그러나 다른 원숭이들이 높은 곳으로 몰려오면 시소는 내려가고 이번에는 반대쪽이 올라간다. 눈치없이 반대편에 앉아있던 원숭이가 갑자기 시소가 올라가 사과를 따 먹기도 한다. 주식시장의 개미군단이나 떴다방에 당하는 순진한 투자자처럼 뒷북치지 않고 재테크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가던지 아니면 차라리 무관심하게 맨 마지막을 선택하는 편이 현명하다. ◇금융상품만으로도 분산 투자할 수 있다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선진금융기법이 도입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다양한 간접투자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개인들은 뮤추얼펀드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주식에 투자할 수도 있고, 은행의 부동산투자신탁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아파트에 투자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처럼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투자자산도 금융상품 형태로 구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금융상품만으로 '자산 3분법'에 의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전문적인 투자자가 아니라면 주식이나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뮤츄얼펀드나 부동산투자신탁에 가입하여 분산투자로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낮추고, 직접투자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 35세 직장인이 1,000만원으로 시작하여 매년 12%의 세후수익률을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6년 후인 41세에 2,000만원, 12년 후인 47세에 4,000만원, 18년 후인 53세에 8,000만원, 24년 후인 59세에 1억 6천만원, 30년 후인 65세에는 3억 2,00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그러나 30대의 나이를 절제없이 지내고 41세가 되어 1,000만원으로 저축을 시작하여 연평균 12%의 수익률을 올리면 6년 후인 47세에 2,000만원, 12년 후인 53세에 4,000만원, 18년 후인 59세에 8,000만원, 24년 후인 65세에는 1억 6,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다. 똑같이 재테크에 최선을 다하여 연 12%의 경이로운 세후수익률을 올렸지만 35세에 일찍 재테크를 시작한 사람이 65세에 3억 2,000만원을 저축한 데 비하여, 그보다 불과 6년 뒤인 41세에 시작한 사람은 1억 6,000만원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자 우리 주변에는 옷 한 벌을 사기 위해 시장바닥을 몇시간씩 돌아다니거나 채소를 단돈 100원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서 멀리 할인점 쇼핑도 마다하지 않는 주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의 알뜰함이 결국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것이라고 본다면 단돈 100원을 아끼기 위하여 시장이나 할인매장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어렵게 모은 목돈을 보다 안전하고 수익률 높은 곳에 투자하는 재테크를 위해서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경제신문과 인터넷 등 정보매체를 적극 활용하되 그러고도 얻기 어려운 정보는 재테크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 규제완화와 업무영역 확대, 그리고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하루가 다르게 신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신상품 개발 동향이나 금리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신에게 맞는 자산운용을 설계해주고, 주식 및 부동산 투자상담은 물론 세무상담까지 제공해주는 은행의 재테크상담사나 PB(Personal Banker), 증권사의 FP(Financial Planner), 보험사의 LP(Life Planner) 등과 같은 재테크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종민 기업은행 재테크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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