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해외건설 경쟁력 키우려면


저가수주 경쟁으로 인한 대규모 적자의 경험 때문에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수주가 올해 상반기에는 14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8억1,000만달러에서 34억4,000만달러나 격감했다. 다행히 토목ㆍ건축 분야 수주에서 올 상반기에는 151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의 134억5,000만달러보다 17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플랜트 비중 줄이고 토목건축 높여야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누적 수주실적 1,553억달러 중 해외 플랜트 부문이 1,145억달러로 73.7%나 차지했다. 이 기간에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실적에서 해외 플랜트 부문의 역할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올해 국내 건설업의 해외 건설 700억달러 수주목표 달성을 비관적으로 보는 몇몇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정부와 건설업계가 국내 건설의 해외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면 연간 1,000억달러 해외수주 목표달성도 머지않았다.

첫째로, 국내 건설산업은 해외 건설시장의 변화흐름에 대응해 시장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해외 건설시장 규모의 경우 현재 플랜트 사업의 비중은 줄고 토목과 건축사업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국내 건설업은 치열한 저가수주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해외 플랜트 분야 수주보다 토목과 건축 분야의 수주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중동지역에서 발주되는 공사는 석유 플랜트 중심에서 토목ㆍ건축 및 발전 등 인프라로 옮겨가고 있다. 예를 들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지난해 에너지 분야와 인프라 분야의 발주규모가 비슷했으나 올해는 인프라 분야의 발주규모가 9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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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확대로 국내 건설사가 수행하는 해외 건설사업의 원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해외 건설수주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고부가가치 수주를 가능하게 하는 기업의 기술역량과 신기술 창출능력이다. 국내 물 관련 플랜트 기업은 기자재를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 부족으로 비싼 외산 기자재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해외 물 사업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반면 일본 기업은 플랜트 사업의 경우 자국산 기자재를 40~50% 정도 사용하고 더구나 엔저 효과로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기업과 대학 그리고 국책연구소들이 함께 모여 기업들의 해외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개발(R&D) 로드맵을 만들어 이들의 기술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로,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한 장기적 해외 건설수주 확대 프로젝트를 고려해야 한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국내 건설 업계에서 진출하려는 지역 정보를 정부(해외주재 대사관)와 공공 부문에서 수집하고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수주를 기획단계에서부터 원스톱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해당 국가의 문화, 계약제도, 클레임 발생시 대응방안 및 사후관리 등 기업이 원하는 최신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수주확대 위한 민관 협력강화도 필요

마지막으로 제3국에 대해서는 정부의 개발원조를 기반으로 한 장기 수주계획을 세우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 제3국 시장에 개발원조를 통해 국내의 건설공법과 기술을 전파하는 것이다. 이들 시장을 장기적으로 국내 공법과 기술로 묶어 국내 건설기업이 수주에서 경쟁적 우위를 점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정부와 국내 건설 업계는 동남아 및 아프리카와의 정부 및 민간 차원의 기술ㆍ인적교류 그리고 국내 연구소와의 연구개발(R&D)센터 설립 등을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글로벌기술협력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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