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소프트경영/“디자인도 투자” 인식 확산(저성장시대 신경영)

◎기업이미지와 함께 경쟁력 핵심부상/그룹별 연구소확충·인재양성 등 박차영국의 대처 전 총리는 재직때 산업디자인협회회의를 주재, 영국산업디자인 발전을 진두지휘했다. 스페인국민들로부터 추앙을 받고있는 카를로스 국왕은 현재 스페인디자인진흥원 명예회장으로 있다. 그는 지난해 방한했을 때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열리고 있던 「가우디(건축디자이너) 전시회」에 참석할 정도로 디자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산업디자인에 대한 선진국 정상들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중 공전의 히트를 한 쥬라기공원. 상상력의 천재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쥬라기공원의 흥행수입은 한국자동차업계가 한해 1백50만대, 가전업계가 6백만대를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외화가득액과 맞먹는다. 소프트경영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사례들이다. 브랜드이미지와 디자인력 기업이미지 경영철학등을 포괄하는 소프트가치는 서비스가치(금융, 보수, 유지)와 더불어 이제 기업경영의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로인해 소프트경영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보화가 진전되고, X세대의 등장 등으로 사회의 감성화가 확산될수록 이젠 ▲기능 ▲가격 ▲편의성 등 하드부문의 가치론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없게 된 것이다.『21세기는 철학과 기업이미지 디자인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소프트로 경쟁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좋은 기업이미지와 디자인이 최후의 승부처가 될 수 밖에 없다』(윤순봉 삼성경제연구소이사) 소프트경영을 선도하는 그룹은 삼성. 삼성은 지난해 「디자인 혁명의 해」로 선포하고, 디자인분야에 1천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1천2백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건희 회장은 올들어 디자인등 소프트경쟁력강화를 더욱 강조하며 「골드컬러중용론」을 제창하고 있다. 『앞으론 「골드컬러」(프로그래머, 디자이너, 설계사등)가 그룹에 황금을 갖다주고 임직원을 먹여살릴 것』이라는 것. 세계경영에 승부를 걸고있는 대우그룹도 자동차와 가전의 글로벌 디자인연구거점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예컨대 자동차의 경우 영국 워딩연구소(설계)와 독일의 뮌헨(엔진)연구소를 가동한 데 이어 앞으로 미국등 전략시장에 10개의 디자인연구소를 더 세우기로 했다. 현대와 LG그룹도 자동차 전자 정보통신 등 승부사업은 디자인이 핵심이라고 보고 「세계일등디자인」실현을 위해 ▲국내외 디자인연구소 확충 ▲디자인 과학화 ▲디자인인재육성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소프트경영에 대한 관심은 엔저속에서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인해 한국제품의 경쟁력이 날개도 없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제품경쟁력을 높이려는 절박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기업의 산업소프트경쟁력은 선진국은 물론 경쟁국에 비해서도 크게 미흡하며 기업들의 관심도 선진기업에 비해 매우 낮다는 지적이다. 통산부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디자인은 선진국의 50∼60%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만 등 경쟁국에 비해서도 70∼80%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설비신증설등을 통해 「물량떼기적」사업을 하는 하드적경영에 매달리고 있다. 『소니나 벤츠는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데 우리것은 가까이서 봐도 다른 회사제품과 구별이 잘 안된다. 임시방편의 디자인이기 때문이다』(정몽헌 현대전자회장) 21세기 제품경쟁력의 핵심인 「소프트경영」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이에대한 관심과 의지가 필수적이며 ▲기업도 디자인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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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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