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유럽중앙은행] 유로방어 나서나...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장 개입에 나설 것인가」연일 계속된 하락으로 유로당 1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유로화의 가치 방어를 위한 ECB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라피지를 비롯, 유럽 주요언론들은 『유럽중앙은행이 유로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태세』라고 보도, ECB의 반격이 빠르면 31일중 감행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ECB의 시장 개입 필요성= 유로는 지난 28일 한때 1.0396달러를 기록, 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올해 1월 출범 당시에 비해 무려 11.5%나 절하한 것이다. 최근 유로의 급락세는 지난 주 이탈리아 재정적자 목표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4%까지 허용한 EU 재무장관의 결정이 기폭제가 됐음은 물론이다. 이밖에 장기화하고 있는 코소보 사태의 영향과 함께 빔 두이젠베르그 ECB 총재가 유로화 출범을 2년뒤로 연기할 생각을 했었다는 보도, 유럽 2위 경제국 프랑스가 다시 경기위축으로 돌아섰다는 사실 등이 유로화 약세의 배경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률, 이자율 격차가 이같은 유로 약세를 초래하고 있는 만큼 이번 주내 1.03달러까지, 장기적으로 1.0달러, 즉 「1유로=1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어 ECB의 시장개입이 불가피해 보인다. ◇시작된 ECB의 구두 개입= 유로화 약세에 크게 경계하지 않던 ECB측이나 각국 중앙은행측은 지난 주말부터 『유로화 환율이 경계 수위까지 떨어졌다』고 경고, 『ECB가 유로화 지지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위험속도를 넘어서 추락하는 유로화에 경고 신호를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독일 분데스 방크의 한스 티트마이어 총재는 『유로화가 더 이상 약세를 보이는 것은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라고 경고했고 오는 9월 티트마이어 자리를 물려받는 에른스트 벨테케 총재지명자도 30일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과정을 주의깊게 모니터해야 하며 이러한 상황은 끝나야 한다』고 지적, 구두 개입을 시작한 인상이다. 그러나 이처럼 ECB가 구두 개입을 넘어서 실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다. ◇높지 않는 실제 시장개입 가능성= 산와은행의 제프리 이우 부행장은 『각국마다 경제성장율을 달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ECB내에 시장개입에 필요한 컨센서스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며 실제로는 개입 여지가 없다고 전망했다. 웰스 파고의 손성원 수석부사장도 『수출에 유리한 만큼 ECB 입장에서 유로 약세는 회원국 전체의 걱정거리가 될 수 없다』며 『유로화의 추가 하락이 용인될 것』으로 내다봤다. ECB 개입이 하락 속도를 늦추는 정도의 단기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점도 ECB측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뱅크의 아비나쉬 퍼사우드 통화 분석가는 『ECB가 금리조작 방법을 병행할 때 개입이 성공할 것』이라며 단순한 시장개입은 감속 효과를 거두는데 불과할 것이라며 평가했다. 때문에 유로 약세를 우려하는 벨테케 총재지명자조차도 『미국과의 경제 여건차이에서 오는 이런 (유로화 약세)추이는 지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전문가들은 지난 4월초 단행한 금리인하 조치로 발생한 경기부양 효과에 유로화의 운명을 걸고 있다. 부양효과가 가시화하는 오는 3·4 분기께, 유로화는 1.08달러선까지 반등하는 「자연 치유」가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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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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