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수출전선 이상없나] 국내외 악재협공... 여건 갈수록 악화

우리나라 수출 전선의 장애는 크게 세계 경기 침체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교역국 시장의 위축 외환위기에 직면해 있는 동남아, 중남미, 중국 등 수출 경쟁국들의 무더기 덤핑공세 이로 인한 경쟁 심화 속에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강세로 국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자체가 약화된 점 등이다.또 미국의 슈퍼 301조로 촉발된 각 경제 블록간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가능성과 국내 대기업간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그룹간 이해 및 고용 불안으로 인한 노사갈등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해외시장 개척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경제의 초미의 관심사인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가 나타날 경우 수출전망이 극도로 흐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초부터 우리 기업들의 수출 전선이 국내·국제적 대형 악재들로 협공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일본, 중국등 주요 교역국의 시장 위축 여파는 수출 전선에 차질을 빚게하는 가장 큰 요인. 신원식(申元植) 무역협회 상무는 이와 관련 『대부분의 국제적인 경제연구소들이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율을 지난해보다 낮은 1.5%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특히 중남미 외환위기로 부실 채권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미국은 완연하게 축소조정 과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미국이 올해 자국시장에 대한 외국 기업의 진입을 까다롭게 하고 교역대상국에 대한 수출시장을 확대시키는 것을 겨냥한 통상법 슈퍼 301조를 부활시킨 것은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며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미국시장을 공략하는데 훨씬 많은 난관을 뚫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중국 역시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역협회는 최근 「대 중화권 수출입 동향과 전망」보고서를 통해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지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이 251억달러로 예상돼 지난해(마이너스 12.0%)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4.8%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인규(金仁圭)무역협회 IMF대책팀장은 『중국의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있어 외국인 직접 투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중국 금융기관의 부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금융경색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정부 역시 최근 밀수단속을 엄격하게 하는 것은 물론 정상적인 수입에 대해서도 규제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유로화 출범으로 통합된 EU시장 역시 세계적인 경기 둔화 여파가 이어지면 국내 기업의 시장 진입에 많은 난관이 예상되며 외환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동남아 각국의 경우 경제 시스템 복구가 지연돼 중간재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 시장 위축 속에 수출 경쟁국의 덤핑 공세 및 이로 인한 치열한 시장쟁탈전도 우리나라 수출 위기의 난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외환 위기를 겪고 있는 동남아, 중남미와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 등은 이미 미국 및 유럽시장 등에서 달러 확보를 위해 무차별 덤핑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용전화기의 배터리팩, 미니 전화기 등을 생산 수출하고 있는 뉴테크정보통신은 이 같은 덤핑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 신영락(申榮樂)사장은 『미국 및 프랑스를 주시장으로 수출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최근 중국, 대만, 말레이지아 등으로부터 헐값은 제품이 유입돼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라며 『특히 국산 제품의 경우 현지 바이어들 사이에서 아직은 고급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아 저가 덤핑제품과의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쇄회로기판(PCB)를 생산, 북미 및 유럽에 집중 수출하고 있는 세일전자 역시 비슷한 상황. 이 회사 안재화(安在和)사장은 『북미, 유럽이 주요 공략 시장이지만 최근 중국, 말레이지아 기업들이 바이어들을 상대로 저가 PCB공급을 제시하고 있어 바이어들로부터 가격인하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한구(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장은 이와 관련, 『올 1월 수출실적이 우려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올해는 설연휴가 2월로 넘어가 지난해에 비해 휴일이 2일가량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가량 감소가 예상된다』며 『정부가 최근의 무역여건 악화에 대해 다소 느긋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중국 위안(元)화 평가절하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는등 시간이 흐를수록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므로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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