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4번 도난당한 렘브란트 작품 사연은

■사라진 그림들의 인터뷰

조슈아 넬먼 지음, 시공아트 펴냄


'야간순찰(야경)','자화상' 등 탁월한 인물화로 유명한 렘브란트(1606~1669)의 초기작으로 '야코프 데 헤인 3세의 초상'이라는 작품이 있다. 세로 30cm도 안되는 이 작은 그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4번이나 도난당한 그림이라는 희한한 기록을 갖고 있다. 런던 덜위치 미술관이 소장한 이 작품은 1966년 말 처음 사라졌다. 당시 도둑맞은 10점의 그림은 나중에 한 광장에 놓인 가방 안에서 발견됐다. 다시 걸린 이 초상화는 대낮에 턱수염이 덥수룩한 한 남자가 떼 달아나는 사건도 겪었다. 1981년에는 초상화를 훔친 아트딜러(그림거래인)와 범죄조직이 짜고 미술관에 그림값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2년 뒤 한밤중에 채광창을 통해 미술관에 들어온 도둑과 함께 사라진 그림이 1986년 한 기차역 분실물센터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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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 미술품 거래 암시장은 마약, 돈세탁, 무기거래에 이어 인터폴과 유네스코가 지정한 4번째로 큰 블랙마켓(Black Market)이다. 이 책은 바로 이 미술품 도난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전문 미술품 도둑은 수백억 짜리 명화보다는 언론과 경찰의 관심을 피할 수 있는 '덜 유명한' 작품을 노리며, 작품을 도난당한 미술관도 소장자·기증자의 눈치를 보느라 숨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랫동안 미술시장의 뒷거래를 취재한 저자는 "훔친 미술품은 세탁의 과정을 거쳐 합법적인 거래시장으로 유입된다"며 "수많은 범죄 행각이 공개적으로 묵인된다"고 우려했다.

추리소설 형식으로 이뤄진 책이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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